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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일본에선 한동안 '차이나 플러스 원'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제기된 전략이다. 중국의 낮은 인건비나 인센티브 등 메리트가 떨어질 경우 직격탄이 불가피하니 사전에 대비하자는 포석이었다. 안보적인 측면도 있다. 2010년대 들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이 격화되고 중국 내 반(反)일본 분위기가 거세지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는 더욱 확산됐다. '차이나 플러스 원'처럼 명시적인 전략을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우리 기업들도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다변화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br><br>차이나 리스크 회피에 몰두하던 우리 기업들은 올여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재팬 리스크'라는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br><br>한일 간 정치·외교적 갈등이 불거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자연재해가 아닌 외교 갈등이 개별 기업 간 거래에까지 전방위적으로 불통이 튄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라 할 수 있다.<br><br>경제·외교까지 번진 한일 관계의 앞날을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다. 어렵사리 관계 정상화를 이룬다고 해도 심각한 '리스크'를 경험한 이상 기업 입장에선 대비에 나설 수밖에 없다. 정부 차원에서 들고나온 부품·소재 국산화 지원도 이전과는 결기가 다르다. 정치·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과는 별개로 정·관·재계에 '재팬 플러스 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br><br>기왕에 할 거라면 제대로 하는 방안을 찾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메모리반도체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우리 기업들이 짧은 기간 내에 '초격차'를 일궈낸 것은 '초격차' 품질을 갖춘 부품·소재나 장비를 최대한 빠르게 양산에 적용해온 덕분이다. 재팬 리스크의 원죄가 우리 중소기업의 부품·소재 구입에 인색한 대기업에 있다는 이분법적 비판은 해답을 찾아가는 길을 오히려 어렵게 한다. 최고 품질을 갖춘 거래처를 찾는 것은 기업의 당연한 의무다.<br><br>그런 점에서 부품·소재 국산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해외 강소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대기업의 부품·소재 투자 걸림돌을 제거하는 정책이 동시에, 비중 있게 진행돼야 한다.<br><br>이를 위해선 환경·노동은 물론 벤처캐피털(CVC) 설립에 이르기까지 기업을 둘러싼 법·제도에 생각지 못한 허점이 없는지 다시 한번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청취할 필요가 있다. "기술을 모르는 은행에 부품·소재를 지원하라고 하는 정책은 결국 실패한다. 기술을 아는 기업이 직접 투자할 길을 열어주는 게 핵심"이라는 지적이 재계가 아닌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는 점도 귀담아들어 봐야 한다.<br><br>[산업부 = 황형규 차장]<br><br><!-- r_start //--><!-- r_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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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class="img_desc">백악관 복귀 길에 기자들 만난 트럼프(모리스타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여름 휴가에서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의 시위 사태를 톈안먼 방식으로 탄압할 경우 양국 간 무역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m class="img_desc">[인민일보]</em></span><br><br>트럼프 대통령의 설명대로, 중국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면 조만간 고위급 무역협상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br><br> 미·중은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에서 9월 미국 워싱턴DC에서 무역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br><br> 우선은 '9월 1일'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br><br> 미국은 이날자로 3천억달러의 중국산 제품 가운데 일부에 대해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도 일부 미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놓는다는 방침이다.<br><br> 양국이 서로 예고했던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면, 무역협상이 훈풍이 강해질 수 있다. <br><br> 다만 협상을 재개하더라도 얼마나 의미있는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글로벌 기술패권과 맞물린 본질적 성격을 감안하면, 이른 시일 내에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br><br> 기존 관세의 철폐 문제가 걸림돌이다. 중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합의이행을 이끌어내는 '지렛대'로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블랙리스트' 제재 조치도 쟁점이다.<br><br> 이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정국까지 무역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무역협상이 재개되고 결렬되는 흐름이 수차례 되풀이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
<em class="img_desc">미중 협상재개 가능성에 반등하는 뉴욕증시[로이터=연합뉴스]</em></span><br><br>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증시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br><br> 사흘 전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예고는 뉴욕증시 마감 이후에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이번 주 뉴욕증시에 고스란히 충격파가 전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커졌다.<br><br>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증시개장에 앞서 '무역협상 재개'를 언급했고, 뉴욕증시는 반등하고 있다.<br><br>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오전 10시10분 현재 153.4포인트(0.60%) 상승한 25,782.39에 거래되고 있다.<br><br>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4.99포인트(0.53%) 오른 2,862.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2.51포인트(0.68%) 상승한 7,804.27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br><br> 무역협상의 본질적인 흐름과는 별도로, 뉴욕증시를 최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br><br> jun@yna.co.kr<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