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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천선대에서 - 조주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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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수만의 영혼들이 바위로 와 안고, 서는
저 전율과 경이, 저 뜨거운 환호와 함성
단숨에 벽력이 내려쳐
내 가슴이 열렸느니,
애써 숨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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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비닐우산 - 이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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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그 비에 길섶 응달진 곳에 군데군데 남아있던 잔설(殘雪)이 맥없이 녹아버린다. 그렇게 겨울은 가고 있다.
우리 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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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연애 - 권숙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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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갈대밭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잠시도 그 곁을 떠나지 못한다.
짠해서, 견딜 수 없어 그러는 것처럼
갈대밭에 연신 몸을 던진다.
뿌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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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해 후 - 김용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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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버스가 막 삼성서울병원 앞을 지나려는데 빨간 신호등이 켜진다. 무심코 유리창 밖을 내다보았다. 70세 정도로 보이는 노인이 온몸을 양쪽 목발에 의지하고 가로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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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당신의 말씀 - 도광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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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도 오소리도
곧 봄나들이를 하겠지요
강물이 풀리고
노고지리 공중 높이 우는
그런 평화를 알게 해 주십시오
헤르만 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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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근하신년 - 하장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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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랑 참된 평화 희망을 다짐하며
여태껏 살아 견뎌온 을유년이 저물어
쉬 잖고 헤쳐 나옴도 음덕임을 느껴요.
해원과 상생으로 새로운 세상 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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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예천 - 김영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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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단맛 나는 샘물이 있다.
물에도 맛이 있을까만
내 고향 예천(醴泉)은
이름부터 달디 단 샘이다.
그래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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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봄을 기다리며 - 신현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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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매서운 삭풍이 불어대지만 봄은 분명 오고 있을 것이다.
아마 사나운 태풍을 몰아왔던 지난 여름의 남쪽 그 어딘가로부터 천천히 천천히 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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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의 문학관 - 남주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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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간다. 매연에 찌든 플라타너스가 울울(鬱鬱)한 척해도 실은 속이 곪아 군데군데 상처투성이인 것을 볼 수 있다. 수많은 곁가지들의 쫑알거림에는 귀를 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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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담장 허물기 - 조병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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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로다연(竹爐茶煙),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도 아닌 주택가 뒷길에 있는 차 용품 전문점이다. 지난해 개업할 즈음에 들어가 본 이후, 가끔 들러 찻그릇을 둘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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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수토레리지아 - 이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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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오르고 싶다.
황금빛 날개를 펴고
구만장천을 날아 오르고 싶다.
나는 사랑을 먹고 사는 불새
그대 입맞춤에 타올라
나는 죽어서도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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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아름다운 관계 - 김형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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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을 굴러온 바람소리가 문턱에 온 겨울을 알린다. 앙상한 나뭇가지로 스산한 들녘이 스치면 내 마음의 들녘에도 스산한 물결이 일어난다. 햇살 따뜻한 통나무집 창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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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獨居 - 신택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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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뜨기 바쁘게 천변을 거닐다가 집에 들어와서 아침밥을 짓는다. 짓는다고 하기보다 어젯밤 남긴 것을 차려먹는다. 맛이 어떻고 영양이 어떻고 그런 것 들은 한갓 타령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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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안개 때문에 - 박순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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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루룩, 호루룩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하 여사 가슴이 방망이질을 한다. 완장을 찬 남자가 달려와서 하 여사 일행을 찰깍 찰깍 카메라에 담는다. 올 것이 왔구나.&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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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하, 이 가을에 - 류영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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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그 느티나무 가지에서 그렇게 신나게 매미가 울더니
농부의 이마에 그렇게 송골송골 땀방울 맺히게 하더니
소낙비 억수로 퍼부어 강물을 그렇게 누렇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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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옆집 아저씨 - 이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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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프주택으로 이사하길 잘 했다. 공기가 맑고 우체국도 가깝고, 무엇보다 이웃이 좋다. 우리 집은 26호, 맨 뒷집이다. 대문과 뒷담은 각각 골목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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