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재심통해 `표현의 자유' 인정
5.16 직후 제정된 '혁명재판소 및 혁명검찰부조직법'에 따라 설치된 혁명재판소에서 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복역했던 80대가 재심을 통해 50년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은 지난 1961년 대구역 앞에서 반공법 및 데모규제법의 제정에 반대해 열린 '2대악법반대대회'에 참가한 혐의(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위반) 등으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던 강모(83)씨에 대한 재심에서 2월 24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해당 사건의 수사기록 및 재판 기록이 보존되어 있지 않아 이를 검토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공소사실을 판단하기 위한 증거로 변호인이 제출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 같이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61년 당시 2대악법반대대회에 참석한 것 등은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하는 활동으로 볼 수 없고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의해 당연히 보장되는 범위에 속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신문기자와 고교교사 생활 등을 하다 61년 사회당 경북도당 조직위원장을 맡아 2대악법반대대회에 참가하고 '남북학생회담 촉진 시민궐기대회'에서 개회사를 하면서 남북학생회담을 지지.선전해 반국가단체의 활동에 동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아 2년 8개월을 복역했다.
한편 당시 강씨와 함께 재판을 받은 사회당 경북도당 관계자들 가운데 일부는 복역 중 사망하거나 출소후 사망했고, 일부 유가족도 해당 사건에 대한 재심을 법원에 청구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