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 영입 포기하고 '꿩 대신 닭?'
대구경북과학기술원(디지스트, 원장 이인선)이 3대 원장 선임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이번에 선임할 디지스트 원장은 올 상반기에 개정될 대구경북과학기술원법과 대학원 개교에 따라 명칭이 총장으로 바뀌면서 디지스트의 연구 및 교육 기능을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이 때문에 디지스트 원장추천위원회는 지난해 7월 원장 공모를 실시했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으로 발돋움시킬 수 있는 석학을 초대 총장으로 영입해야 한다며 최종 후보 선출을 미루고 현 이인선 원장 체제를 한시적으로 유지했다.
그동안 '초대 총장' 후보로 강성모 UC머시드대 총장,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등 명망 있는 인사들이 거론됐으나 5개월에 걸친 추천위원회의 '세계적인 석학' 영입 활동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디지스트 관계자는 아직 대구경북과학기술원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총장이 아닌 원장으로 선임된다는 '격' 문제와 대우, 당사자들의 일정 등 석학을 영입하기 위한 조건이 불충분한 점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신임 원장 선임은 '세계적인 석학 영입'이라는 전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오는 4∼5월 관련법이 개정된 이후까지 지속적인 영입 작업이 이뤄지고 나서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달 디지스트 이사회가 갑자기 원장 공모 일정을 진행키로 결정하면서 석학 영입을 포기하고 '꿩 대신 닭'을 선택키로 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의 급작스런 입장 변화가 지역 국회의원들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특정인 내정설까지 불거지는 등 잡음마저 일고 있다.
지난 10일 마감한 원장 공모에는 학계 출신 7명, 산업계 출신 2명 등 9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라면 원창추천위원회는 후보 3명을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는 이 가운데 최종후보를 낙점해 오는 24일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승인을 신청할 전망이다.
이인선 원장은 "디지스트가 카이스트 등에 뒤지지 않고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누구나 인정하는 석학을 총장으로 영입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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