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등 주범 잠적상태여서 피해구제 불가능
"'4조원대 다단계 사기'로 지명수배된 조희팔(55)을 상대로 투자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내 승소한 투자자들은 잠적한 조씨 등에게서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최근 대구지법 제15민사부(강동명 부장판사)가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이 조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잇달아 원고 승소판결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월 16일 조희팔 사건 피해자와 가족 등 7천여명으로 구성된 '바른가정경제실천을 위한 시민연대(바실련)'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1월 조희팔 사건이 불거진 뒤 투자를 했다 피해를 본 이들이 조씨와 다단계업체 및 그 관계자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은 모두 150여건에 이른다.
소송의 유형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급명령, 투자금반환청구, 약정금반환청구, 부당이득금반환청구, 배당이의, 대여금반환, 청구이의 등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조씨를 포함한 피고가 100여명, 원고는 1천500여명에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있었던 몇차례의 재판에서 승소한 이들을 포함해 나머지 원고들도 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질적인 피해 구제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희팔을 비롯한 다단계 업체의 핵심 간부들이 밀항 등을 통해 모두 잠적한 상태여서 이들이 숨겨놓은 돈에 대한 조사는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씨 등이 잠적한 상태에서 원고들은 피고측이 변론을 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큰 어려움 없이 승소를 하기는 했지만 상대가 없는 상태여서 피해구제를 위한 절차는 밟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씨를 상대로 한 재판에서 승소한 투자 피해자들은 피해를 구제받기는 커녕 소송비용만 부담해야 될 입장이 될 수도 있는 처지다.
바실련 관계자는 "민사소송 승소는 피해구제와 보상이 목적이 되야하는데도 사기 피해자들이 소송비용만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아무 실익없는 것이 됐다"며 "사법당국이 조씨 등을 하루빨리 검거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실련은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을 모두 모아 집단 소송을 내는 등 소송비용을 줄이는 것과 함께 사기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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