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오후 3시께 문경시 영순면과 예천군 풍양면을 잇는 낙동강 영풍교는 흙과 모래를 실은 덤프트럭이 쉴새 없이 지나다녔다.
덤프트럭은 육군 청강부대 소속으로 문경시 영순면 일대의 낙동강 지류인 영강에서 흙과 모래를 퍼내 영풍교를 건너 예천군 풍양면 하풍지구의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장으로 옮기는 일을 맡고 있다.
낙동강 35공구의 시공사는 진덕종합건설이지만 영풍교를 건너 준설토를 옮기는 작업은 청강부대가 전적으로 맡고 있다.
청강부대 소속의 15t 덤프트럭 30여대는 준설토를 싣고 하루에 450회 정도 영풍교를 건너갔다가 빈차로 돌아온다.
문제는 1987년 완공된 왕복 2차로 영풍교의 통과하중이 25.9t이지만 흙과 모래를 가득 실은 덤프트럭의 하중은 이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공사에 투입된 군용 15t 덤프트럭은 차량 무게만 11.5t에 이르고 흙과 모래를 적재함과 수평을 이루도록 가득 실었을 때를 가리키는 수평중량이 27.3t에 이른다.
덤프트럭 중심부의 흙.모래는 적재함보다 더 높게 실려 사실상 만차에 가까웠다.
시공사나 청강부대 측은 초과하는 경우가 없도록 적게 싣고 있다지만 일일이 측정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기록된 한 덤프트럭의 하중은 미리 고지된 상태에서 측정됐음에도 통과하중 제한치에 근접한 25.2t에 이르렀다.
평소에는 통과하중을 넘긴 채 다녔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영풍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청강부대 덤프트럭뿐만이 아니라 흙과 모래를 가득 실은 채 다리를 지나다니는 일반 덤프트럭도 마찬가지다.
영풍교에는 짙은 녹색의 청강부대 덤프트럭과 다른 공사장에 투입된 일반 덤프트럭이 흙이나 모래를 가득 실은 채 다리를 쉼 없이 지나다녔다.
15t 일반 덤프트럭이 흙이나 모래를 가득 실으면 차량 무게를 포함해 28t 안팎에 이르고 개조를 통해 적재함을 높이면 30t을 넘긴다는 것은 건설업계의 상식이다.
낙동강 35공구 시공사인 진덕종합건설 관계자는 "지난 25일 풍양쪽 낙동강 준설작업장에서 흙을 실은 민간 덤프트럭의 실중량을 측정한 결과 30t을 넘긴 경우가 많았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 같은 덤프트럭은 영풍교 통과하중을 훌쩍 넘겨 자칫 다리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고, 다리 수명을 단축시킬 우려가 크다.
시공사 관계자는 "일반 덤프트럭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단속 권한이 없어 뭐라고 말은 못하겠고, 자칫 우리가 모든 책임을 떠맡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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