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도예의 맥을 잇는 경북 문경의 도예인 사이에 내분이 일어났다.
7월15일 문경시에 따르면 문경지역에서 전통 장작 가마로 도자기를 만드는 도예인 28명으로 구성된 문경전통도예인협회는 14일 오후 문경도자기전시관에서 총회를 열어 2년 임기의 신임 회장에 이정환(56.주흘요) 씨를 선출했다.
그런데 신임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전임 회장인 김정옥(66.영남요) 씨의 연임을 주장해 온 도예인들과 새로운 회장을 구성하자는 도예인들이 논의를 벌이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결국 김 전 회장의 재추대를 주장하던 도예인들이 총회에서 퇴장했고, 이들은 11명의 도예인들로 새롭게 문경전통장작가마보존회를 만들어 도예인협회와 다른 길을 걷기로 했다.
문경전통장작가마보존회에 참여한 한 도예인은 "전통장작가마를 보존하자는 취지에서 새로운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정환 신임 문경도예인협회장은 "하나로 단합됐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다"며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갈라진 이들 두 단체의 갈등이 당장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경의 도예인이 사실상 두 부류로 갈리면서 우려되는 가장 큰 문제는 매년 문경에서 열리는 전통찻사발축제다.
그동안 전통도예인협회 회장이 찻사발축제 위원장을 맡았던 관례에 비춰봤을 때 전통장작가마보존회 회원들이 축제에 불참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900여년에 이르는 도자기 역사를 지닌 문경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사기장인 김정옥 씨를 비롯해 도예명장 천한봉.이학천 씨 등이 자리를 잡고 있고, 전통 장작가마로 도자기를 빚는 도예인이 곳곳에 포진해 국내 최고의 도자기 고장으로 꼽힌다.
특히 다른 지역이 가스가마를 도입하며 전통의 맥이 끊어졌음에도 문경지역 도예인들은 스스로 정화하는 데 힘써 가스가마를 쓰는 도예인을 전통도예인협회에서 퇴출하는 등 전통을 고수하려 노력해 왔다.
그러나 문경 도예인의 갈등이 이어지면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열릴 전통찻사발축제의 정체성도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경시 관계자는 "도예인들이 서로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하루빨리 갈등이 봉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