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수출하는 배를 재배하는 지역에 고물상이 들어오면 파리 등 벌레 때문에 상품성이 낮아져 배 수출이 어려워집니다."
"고물상이 들어선다고 배를 수출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파리야 사람 사는 곳이면 어느 지역이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상주시 외서면의 수출 배 재배단지 인근에 고물상 설립을 놓고 배 재배 농가와 고물상 업주가 갈등을 빚고 있다.
5월25일 상주시에 따르면 양측의 마찰이 시작된 것은 고물상 업주 A 씨가 지난 13일 상주시에 외서면 연봉리 일원 7천400㎡ 부지에 고물상을 건립하겠다고 상주시에 허가를 신청하면서부터다.
A 씨가 허가를 신청한 지역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계획관리지역으로 개발 허가가 비교적 자유로워 고물상의 입주에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다.
상주시는 A 씨가 현재 운영하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IC 인근의 고물상이 미관상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보상금을 주고 7월까지 폐쇄하기로 했고, A 씨는 새로운 부지를 물색해 외서면 부지를 골랐다.
그러나 외서면 주민들은 이 지역에 고물상이 설립되면 침출수가 범람하고 파리와 모기 등 해충의 집단 서식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으로 수출되는 배를 생산하는 외서 수출배작목반은 반원 57명 중 5명이 고물상 허가 신청지로부터 500ｍ 이내여서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며 최근 상주시에 고물상 입주를 허가하지 말아 달라고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한 작목반원은 "단순한 님비현상이 아니라 과수원 주변에 병해충 오염원이 없어야 한다는 미국 농무부 요구 조건을 충족시켜 수출단지에 선정됐는데 고물상이 들어서면 수출길이 막힐 우려가 있어 입주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물상 업주는 법적 허가 요건을 갖췄고, 이미 부지를 샀을 뿐만 아니라 허가를 받고자 큰 비용이 들어간 만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주 A 씨는 "마당을 포장해 오염원을 줄이기로 했을 뿐만 아니라 파리가 끓는다고 해서 수출을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돈은 둘째치고 현재 고물상은 7월까지 내줘야 하는데 새로 물색한 부지는 주민들이 반대하니 걱정된다"고 말했다.
양측이 갈등을 빚음에 따라 28일까지 고물상 입주를 허가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주시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고물상이 들어갈 수는 있는데 환경문제로 주민들이 반대해 어떻게 조치할지 관련 부서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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