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bject	안동 하회마을 '세계유산' 딜레마

관람객 급증으로 훼손 vs 전통마을 위상 추락

안동 하회마을이 경주 양동마을과 공동으로 신청한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오는 31일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안동시가 딜레마에 빠졌다.

안동시는 8월15일부터 하회마을 하루 입장권 발매를 5천장으로 제한하기로 하기로 하고 현재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번 조치는 마을 전체가 국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는 하회마을의 원형을 보존하고 마을 안에 있는 각종 문화재의 훼손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매년 80만~100만명이 찾으면서 마을 전체가 사람의 발길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특히 주말에는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리는 일도 있어 교통 혼잡 등으로 제대로 된 마을 관광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칫 화재나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오는 31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하회마을이 세계유산에 등재된다면 안동시의 이 같은 조치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타이틀이 가지는 엄청한 홍보 효과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 흩어져 있는 조선왕릉이 작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왕릉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 수가 등재 이전에 비해 무려 7배 가량 늘어나면서 세계유산의 이름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국내외 관광객들이 훨씬 더 많이 찾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경우 하루 5천명 입장 제한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면에 하회마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실패로 귀결된다면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과 전직 미국 대통령 등이 빼놓지 않고 찾을 만큼 대한민국 대표 전통마을로 군림해 온 위상이 하루 아침에 추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종전처럼 국내인 관광지에 머물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현재 하회마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은 50대 50이라는 게 관계 당국의 분석이다.

그러나 하회마을을 관리하고 있는 안동시는 세계유산 등재에 성공해도 걱정, 실패해도 걱정인 형국이다.

안동시 담당자는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지만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반드시 성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 뒤에 빚어질 수 있는 문제는 지혜롭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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