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공민왕이 편안한(安) 동쪽(東)이라 하여 홍건적의 난을 피해 찾았다는 경북 안동(安東)지역이 최근 잇따른 지진으로 그 이름이 무색해질 처지다.
안동에서는 4월27일 오후 7시30분께 시내에서 북쪽으로 26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28일 오후 2시40분께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3㎞ 떨어진 지역에서 규모 2.1의 지진이 또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올들어 국내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각각 17번, 18번째이며 육지 깊숙한 곳에서 일어난 지진으로는 9번, 10번째다.
이틀 연속 이어진 지진은 그러나 규모가 작아 사람은 느끼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무감 지진으로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지진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다소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들어 전 세계에서 강한 지진이 잇따르면서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 김모(47.회사원)씨는 "비록 느끼지는 못했다 해도 작년부터 안동지역에서 지진이 잇따른다고 하니 조금은 불안하다"며 "중국과 중남미 지진이 남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안동에서는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60차례의 지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작년 5월 2일 오전 8시께 안동 서남서쪽 2㎞ 지점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불과 4시간여 뒤인 낮 12시30분께는 안동 서북서쪽 2km 지점에서 진도 2.6의 여진이 일어나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특히 이날 지진으로 안동댐과 임하댐 등 안동지역 대규모 댐에서는 긴급 점검이 이뤄지는 등 전에 없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러다 보니 비록 규모가 작긴 하지만 올해도 지진이 잇따르면서 자연재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안동에서 70년 넘게 살아왔다는 주민 이모(73)씨는 "이제껏 이런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작년부터 지진 얘기가 자꾸 나오는 것 같다"며 "혹시 모르는만큼 자연재해에 미리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동기상대측은 "최근 안동지역에서 잇따른 지진은 시민들이 느끼지 못하는 작은 규모지만 작년에 한 번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느껴서인지 시민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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