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밥 반찬인 간고등어를 생산하는 ㈜안동간고등어(대표 조일호)가 창립 10년을 맞아 2월20일 기념식을 가졌다.
2000년 1월 직원 6명이 컨테이너 박스 사무실에서 출발한 ㈜안동간고등어는 10년이 지난 현재 임직원 70명에 연매출 120억원으로 무려 27배나 사세가 커졌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출발한 작은 식품제조 회사가 이처럼 괄목할 만한 열매를 맺기까지 이른바 '간잽이'로 이름난 이동삼(69)씨의 노력이 컸다고 주위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평생을 고등어에 소금 치는 일을 해 온 이씨는 안동간고등어가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게 하는데 소금같은 역할을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동시 길안면 오지마을에서 조부모 등 3대 17명이 모여 사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6.25 전쟁이 끝난 직후인 15살 무렵부터 간고등어에 소금치는 일을 해 왔다.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55년을 이어왔으니 고등어 간잽이가 필생의 업이 된 셈이다.
그러나 10년 전까지만 해도 안동간고등어는 재래시장 한 켠에서 즉석에서 만들어 팔다보니 기껏해야 안동을 중심으로 가까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것이 ㈜안동간고등어가 창립되면서 지역 특산물 수준에 머물러 있던 안동간고등어가 전국 가정의 식탁에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간잽이 이씨의 경륜이 빛을 발한 것도 바로 이 무렵이었다.
회사 창립과 동시에 간고등어 제조 책임자로 전격 스카우트된 이씨는 부산 어판장에서 물 좋은 고등어를 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장제거, 세척, 습식염장, 건식염장, 저온숙성, 냉풍, 중량선별, 유해물질 검사 등 10단계 이상의 공정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면서 안동간고등어는 조리가 간편한 반찬으로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간고등어의 명성은 이씨의 50년 간잽이 세월이 없었다면 기대하기 힘들었을 거라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조일호 ㈜안동간고등어 대표는 "창립 4년 만인 2004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100억 원대의 꾸준한 매출을 기록해 오는데 일등공신은 이동삼 선생이라 할 수 있다"며 "지금도 눈을 감고서도 알맞게 소금을 칠 수 있는 솜씨는 가히 국보급이라 할 만 하다"고 말했다.
이동삼씨는 "젊은 시절에 하도 배가 고파 광부일을 잠깐 한 적이 있지만 결국 고등어 소금 치는 일만큼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자식 넷을 대학교육까지 시켰으니 더 바랄 것은 없지만 안동간고등어가 세계적인 음식이 되는 게 마지막 소원이다"고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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