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에 금융기관.업체 대상 대담한 범죄
12월 31일 구미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은 지난 1996년 한국은행 구미지점에서 있었던 9억원 사기인출 사건과 유사점이 많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건이 닮은 점은 발생지역이 산업도시로 지역에서는 비교적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경북 구미인데다 휴일을 앞두고 금융기관을 범행 대상으로 했고, 범죄 수법도 대담하다는 것 등이다.
이번 현금탈취 사건을 보면 수송차량의 운행을 맡은 보안회사 직원들이 식사하러 간 사이 범인들은 도구를 사용해 차량의 문을 열고 보관 중이던 현금을 통째로 들고 달아났다.
범인들은 자신들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현금수송차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의 칩을 빼냈는가 하면 경보기가 설치된 운전석이나 조수석은 피해 현금을 훔치는 대담성을 보였다.
앞서 2004년께 영화 '범죄의 재구성'으로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던 한국은행 지불준비금 사기 인출사건의 범인들은 지역의 한 은행직원을 가장해 한국은행에 들어가 은행간 거래용으로 쓰이는 당좌수표를 제시하며 "지불준비금을 달라"고 말하고 9억원을 받아 챙겨 도주했다.
수사에 성과가 없이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된 당시 사건의 범인들은 범행에 쓸 은행간 거래용 당좌수표를 훔친 데 이어 범행 직전 한국은행에 전화를 해 시중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지불준비금을 찾으러 가겠다"고 미리 알리는 등 대담성을 보였다.
범죄가 발생한 시기도 닮은 점이 있어 31일 사건은 연말연시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틈을 타 일어났고, 한국은행 구미지점 사건이 발생한 날짜(2월17일.토요일)도 설연휴를 이틀 앞둔 음력 12월 29일로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이어서 은행이나 경찰의 근무 분위기가 어수선한 시기였다.
구미시민 길모(48)씨는 "현금 차량을 털린 보안회사는 보험처리를 하면 당장 큰 피해야 없겠지만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오는 만큼 범인을 하루빨리 잡는 것은 물론 금융기관과 관련 업체의 보안의식도 강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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