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낭비 지적..구미시 "복지 차원"
구미시가 직원 주거안정을 꾀한다며 시민 세금이나 마찬가지인 거액의 예산을 들여 공무원 아파트를 짓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월24일 구미시에 따르면 구미시는 선산읍 교리 도시개발사업지구에 새 공무원 아파트를 건립하기로 하고 올해 5억원을 들여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구미시가 공무원 아파트를 짓기로 한 이유는 현재 구미시 형곡동에 있는 공무원 아파트인 '비둘기아파트'가 정밀안전 진단에서 C등급을 받았을 정도로 낡았기 때문이다.
1979년 완공된 100가구 규모의 비둘기아파트는 건립 초기에 공무원들이 서로 입주하려고 경쟁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완공된 지 30년이 지나면서 벽이 갈라지거나 물이 새기 일쑤여서 공무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면적도 좁아 56㎡와 63㎡ 크기여서 국민주택규모인 85㎡에도 미치지 못해 100가구 가운데 34가구가 비어 있어 사실상 공무원 아파트로서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구미시는 비둘기아파트를 보수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비용이 많이 드는 데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선산읍에 새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부지를 포함해 현 비둘기아파트 감정가가 97억원이어서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하고서 그 대금으로 선산에 가구당 85㎡ 규모로 80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 구미시의 계획이다.
문제는 비둘기아파트 매각대금으로는 신축 아파트 건립비인 130억원에 33억원이 모자라 구미시가 추가로 예산을 투입한다는 점.
추가로 투입되는 33억원이 결국 시민 세금인 만큼 일각에서는 공무원아파트를 건립하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무원 처우나 복지가 형편없었던 1970년대와 상황이 크게 달라졌음에도 시민 세금으로 공무원 아파트를 짓는 것은 예산 낭비란 지적이다.
한 시민은 "지방자치단체장 관사도 없애는 마당에 시비를 들여 공무원 아파트를 새로 짓겠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선산 교리지구가 시청과 15㎞가량 떨어져 출.퇴근하기 어렵고, 도시가스도 공급되지 않아 생활에 불편이 커 공직 내부에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거리도 멀고 도시가스도 공급 안 되는 곳에 누가 가서 살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직원 주거안정과 복지 차원에서 새 공무원 아파트를 건립하며,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선산 교리지구에 짓는다고 밝혔다.
구미시 김정대 회계과장은 "계획은 세워놓았는데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서 현 아파트 매각이 순조로울지 모르겠다"며 "올해는 우선 부지만 확보하고 선산 교리지구 개발을 봐가면서 매각과 착공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