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방폐장을 유치해 받은 특별지원금 3천억원 중 895억원을 올해 우선 집행하기로 한 가운데 이 인센티브가 지역 주민간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3월16일 경주시에 따르면 방폐장이 건설 중인 양북면 인근지역인 양남면 주민대표 30여명이 이날 백상승 시장을 방문해 특별지원금의 추가사용 계획수립시 양북ㆍ양남면, 감포읍 등 동경주지역의 고려와 우선 배정을 요구했다.
양남 주민들은 "올해 사용되는 895억원 중 동경주지역에 투자되는 부분은 없다"면서 "나머지 지원금 중 일정 금액은 원자력발전소가 있고 방폐장이 건설 중인 동경주지역에 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이전예정지역인 양북면 등 동경주 주민들이 시의회를 찾아 특별지원금 중 일정 부분은 이들 지역에 투자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방폐장이 들어서는 지역인 만큼 이에 따른 인센티브의 일정 부분은 동경주에 할당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특별지원금이 유치지역인 경주시 전체에 대한 지원책이기 때문에 특정지역을 배려할 수는 없다"면서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남은 지원금을 사용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방폐장 특별지원금 사용방안에 관한 시민대토론회를 마련하는 등 특별지원금 사용방안이 앞으로 지역 사회의 또다른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경주지역발전협의회와 경실련, 환경운동연합은 오는 18일 오후 서라벌대학 원석체육관에서 시민토론회를 갖고 방폐장 특별지원금 사용을 위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경주는 2005년 11월 방폐장을 유치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경주이전과 특별지원금 3천억원이라는 인센티브를 받았지만 한수원 입지를 두고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에서 지원금의 우선 배정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과거 한수원 입지 선정때의 혼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한수원 본사의 이전문제는 2006년 12월 양북면 장항리로 입지가 결정되기 전 동경주와 시내권 주민들간 유치 경쟁이 과열양상을 빚기도 했다.
이전지가 결정되고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경제적 효과 등을 내세우며 한수원 본사의 시내권 이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특별지원금 사업배분을 두고도 동경주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경주는 방폐장 유치로 받은 인센티브로 인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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