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기후변화.재정위기 등 현안 논의
'제30차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아시아.태평양 총회'가 9월27일 닷새 일정으로 경북 경주에서 개막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내 식량안보, 기후변화 대응 등 식량.농업 분야의 현안을 논의할 이번 총회에는 43개 FAO 아.태지역 회원국의 농업각료와 고위공무원을 비롯해 비정부기구 전문가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FAO는 홀수 해에는 전체 회원국 총회를, 짝수 해에는 지역총회를 개최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1966년에 이어 재개최국이 됐다.
27-29일 참가국들의 고위급 회의(차관)에서는 기후변화 완화와 재정위기 대처, 작물생산성 증대, 재난대비, 식물 유전자원 국제조약 이행방안 등을 논의한다.
또 30일과 다음달 1일 각료급 회의(장관)에서는 식량안보위원회 개혁, 29차 총회의 권고사안에 대한 조치결과 보고, 국제 공유서비스센터 통합, 식량안보에 대한 후속조치 등을 토론한다.
특히 지속 가능한 농업과 식량안보를 위해 3년간 2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라퀼라 선언'의 후속조치를 점검하고, 해외농업 개발과 관련한 국제 농업투자 방안도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총회 개최국이자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식량부족 상황을 극복한 경험을 참가국들과 공유해 역내 식량 안보 여건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식량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 6.25전쟁의 상처에서 회복하지 못한 한국은 1966년 1인당 국민소득이 125달러의 빈곤 속에서 외국의 원조를 받았다.
한국은 그러나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 이제는 식량지원국으로 당당히 일어섰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한국은 농업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 1965년 97달러였던 가구당 농가소득을, 2008년 2만7천달러로 늘렸다"면서 "70년대 녹색혁명과 80년대 백색혁명을 거치면서 주곡인 쌀의 자급자족을 이뤘다"고 밝혔다.
◇아.태지역의 만성적 기아.식량부족 = 세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식량과 에너지 부족,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식량안보는 인류 생존과 직결된다.
인류 1억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이상이 아.태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아.태지역의 사이클론, 홍수, 가뭄, 쓰나미 등 자연재해는 증가하고 있다.
유 장관은 "기후 온난화로 40년 후에 동식물의 20~30%가 멸종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면서 "농업 분야도 해수면 상승에 의한 농경지 감소, 농업용수의 부족, 자연재해 증가 등의 식량생산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장관은 이어 "자연재해와 동식물 질병 확산에 대응해 국가별로 법적, 제도적 장치와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해 대응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기아 인구가 줄어들지 않고 식량가격이 급등하는 주요 원인은 역내 곡물 생산성 및 경지면적 감소 때문"이라면서 "쌀, 밀 등 주요 곡물의 자유로운 무역이 방해 받지 않도록 국제협력 체계의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태지역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 세계 기아 인구의 3분의 2가 거주하는 지역이지만 사업예산은 아프리카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회의 주제와 부대 행사 = 이번 회의는 아시아 식량안보 역량을 높이기 위해 '농업각료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회원국과 국제기구간의 역할을 강조하고 아.태지역이 새로운 농업 변화를 선도한다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또 한국은 참가국들에게 우리의 농어업과 수출, 국가 이미지를 알리는 홍보관 3개를 운영한다.
9월29일 오전 각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참가자를 대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 등을 소개하고, 각종 한식체험 행사를 연다.
경북도는 이번 총회를 경북 농업의 해외진출 기회로 삼아 수출상담회와 쌀 홍보관 운영, 문화공연 등의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국내 농업의 중심인 경북이 이번 총회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의 농업핵심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아.태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해 경북 농업의 해외진출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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