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5억들여 잇단 공연..'애물단지' 논란은 계속
경주시가 '경주 예술의 전당' 개관을 기념해 풍성한 공연을 기획하고 있으나 연간 70억원이 예상되는 적자 때문에 애물단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9월22일 경주시에 따르면 오는 11월 6일 예술의 전당 개관을 기념해 연말까지 예산 5억원을 들여 12개의 대형 공연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관일 기념공연을 비롯해 뮤지컬 '맘마미아', 피아니스트 백건우 리사이틀, 조수미 리사이틀, 이문세 콘서트, 오페라 '사랑의 묘약' 등 다양한 공연이 줄을 잇는다.
또 이에 앞서 다음달에는 1억원을 들여 각종 시설 점검을 위한 시험 공연도 한다.
더구나 시는 내년에는 국가브랜드 공연으로 신라를 소재로 한 국악뮤지컬 가칭 '천년왕국'을 만들어 상설공연으로 올리고 분기마다 1차례 대형 기획공연까지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해마다 수십억원의 적자가 나는데다 개관을 하더라도 수순 공연예술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재정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사업'이라는 비난은 끊이질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투자사업(BTL)으로 건립한 예술의 전당에는 설계 변경에 따른 비용 31억원까지 포함해 총 719억원이 투입됐으며 경주시는 앞으로 20년간 임대료와 운영비로 80여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부대사업 수익 4억원과 공연 수입료를 8억원으로 추정하더라도 매년 7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여기에다 개관 준비와 연말까지 개관을 기념한 공연 유치로 6억원이 투입되면서 상당수 시민들은 예술의 전당이 자칫 '혈세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이 달초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시의원들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적자 보전 방안을 따져 물었으나 시는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답변 외에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상당수 시민들은 인구 27만명이 채 안되는 경주에 지상 5층에 1천100석의 대공연장과 350석의 소공연장, 대ㆍ소전시실 등을 갖춘 엄청난 예산이 들어간 시설이 과연 필요한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모(43)씨는 "예술의 전당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엑스포문화센터가 있고 컨벤션센터가 2014년까지 건립돼 중복투자와 예산낭비 논란까지 일었는데 경주에 이 시설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면서 "시민의 세금이 아닌 개인의 돈이 그렇게 들어간다면 과연 예술의 전당을 지었을 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또 최근에 경북도가 올해 건축문화대상으로 경주 예술의 전당을 선정한 것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건축문화대상을 외부 디자인, 조형미, 스케일 등으로 평가했다고 하지만 지나친 예산 투입으로 겉치장만 요란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이 건축물은 대상작으로 적합하지 안다는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시는 BTL사업으로 건립에 들어간 투자액을 매년 지급하는 것을 적자로 보기는 어렵고 공연예술 사업은 돈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올해 개관 기념공연을 하고 내년 5월부터는 외국인 등 관광객을 주 타깃으로 하는 상설공연을 일주일에 3~4회 올릴 계획"이라며 "순수 공연예술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기획과 홍보, 마케팅 등 전문팀을 구성해 많은 관람객이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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