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bject	농협 조합장 선거는 왜 복마전일까?

전국 1181개 농협조합 가운데 약 40%에 해당하는 468개 농협이 오는 3월 말까지 조합장 선거를 치른다.

농협조합장 임기는 4년이며 3선 연임할 수 있다.

그러나 매번 농협조합장 선거 시기가 되면 부정과 혼탁이 난무하며 ‘막장’까지 치닫고 있다.

따라서 지역 농협 조합장선거와 관련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부정선거 난무

이와 관련 최근 경북 지역 농협 조합장 선거에서도 부정 행위들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경주 지역은 최근 모농협 조합장 당선자가 멸치와 국수를 돌리다 적발돼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안동경찰서도 지난달 26일 실시된 안동·봉화 축협조합장 선거와 관련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봉화 지역 역시 농협 조합장 예비 후보가 500여 명에게 7000만 원의 금품을 살포해 60~70대 노인들이 벌금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모 단위농협은 상임이사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금품을 제공한 후보자와 이를 받은 대의원 등 57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밖에 강릉에서는 임원 선거 후보자가 상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총기로 위협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 조합장 선거는 복마전?

농협 선거는 수 십년 전부터 복마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조합장과 임원의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에 ‘사생결단’식 선거를 치른다는 것.

당선되면 인사권과 경영권뿐 아니라 신분 상승과 함께 경제적 수혜가 뒤따른다. 조합장 연봉은 전국 평균 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판공비를 제외한 것. 판공비를 합치면 약 1억 원을 상회한다.

또 농협중앙회의 자체 감사 또한 도마 위에 오른다. 농협중앙회의 전국 각 단위농협에 대한 자체 감사는 2년에 한 번뿐이다.

따라서 각 단위농협 조합장은 부정대출등 지적 감사를 받지 않으면 일정기간 ‘큰집’의 감시를 피할 수 있다. 사실상 견제 장치를 풀어놓은 거나 마찬가지다.

◇ 대책은 없나?

지역 농촌의 경우 농협조합장 선거를 한번 치르게 되면 온 마을이 쑥대밭이 되고 있다. 대부분 농촌은 이웃사촌 관계다.

하지만 조합장 선거철이 되면 어제의 이웃도 오늘의 적이 된다. 패가 갈려 선거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부정선거 신고포상금제, 선거부정 감시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 과열·부정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적극적인 감시와 신고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농협 조합장 선거가 막장으로 치달으며 서로에 대한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 농협 조합장 선거제도와 관련해 특단 대책은 없는가? 조합장 권한 축소와 감사 기능 확대등 농협법 개정을 통한 해법은 없는지 되묻고 싶다.

친·인척으로부터 식사 또는 금품을 받은 많은 순진한 농부들이 자칫 수십배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고민에 잠 못 이루는 밤을 새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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