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bject	"포항시민들의 배신감"

현대중공업의 편의적인 기업윤리와 포항시의 무능한 협상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05년 현대중공업과 포항시는 조선산업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영일만항 배후 제3일반산업단지에 1,2,3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30만평의 부지에 3000여억원이 투자돼 지역 고용창출효과 2000여명, 지역경제 유발효과 3000여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8월19일 실무 투자 협약에서 ‘포항투자시기 불투명’이란 사유로 해지됐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세계적인 조선경기 침체를 들어 차일피일 추가투자를 미루자 지난 2007년 포항시가 양보안을 제시하며 또다시 협약을 체결하는 해프닝까지 벌인 후 빚어진 결과다.

현대중공업은 포항시가 조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5년간 공을 들여온 상대다.

이같은 과정을 거쳤으나 결국 협약이 결실을 맺지 못한 채 무산됐다.

포항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대기업을 상대로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한 채 5여년간 행정력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

대기업과 자치단체간의 협약이 헌신짝 처럼 버려지며 주민들의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지며 물거품 됐다.

포항시민들을 이같은 현대중공업의 행태에 대해 심한 불쾌감과 함께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처사라는 비난이다.

심지어 법적 책임은 묻지 않더라도 도덕성, 기업윤리적 책임만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글자 그대로 세계적 기업이 두 번씩이나 공언했던 내용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행위는 사인간의 관계에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포항시 행정도 문제다.

두번씩이나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전 포항시민들의 관심사로 주목받은 현대중공업 투자유치가 무산된데 대한 대처능력과 결과를 따져 책임자 문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릇 이같이 큰 프로젝트에는 불가피할 수 있는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데 공감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포항시와 시민들은 숱한 경제적 손실과 5여년 동안 부지를 묵혀두며 개발시기를 놓쳤다.

조선도시 포항건설이라는 청사진도 물건너 갔다.

포항시민들의 상실감에 대한 보상은 물론 기업윤리차원에서 현대중공업의 책임감 있는 입장표명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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