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악몽 교훈..금품 30만원 제공 1건만 적발
청도군이 2007년 최악의 돈선거 이후 불명예스럽게 따라다니던 '탁도(濁道)' 이미지에서 탈피해 다시 '청도(淸道)'로 돌아왔다.
6.2 지방선거 투표일인 2일까지 청도에서는 군의원 후보 친척이 선거구민 3명에게 10만원씩 30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선관위에 적발된 것을 제외하고는 돈선거가 포착되지 않았다.
이처럼 청도가 깨끗한 선거로 거듭나게 된 것은 2007년 군수 재선거에서 주민 2명이 자살하고 1천400명 이상이 형사처벌을 받은 것이 교훈이 됐다는 분석이다.
청도선거관리위원회 서동화 사무과장은 "이번 선거는 돈없는 깨끗한 선거가 된 것 같다. 2007년에 그만큼 고생했기 때문에 주민과 후보자 모두 스스로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는 마음을 먹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07년 청도 군수 재선거는 그야말로 조용하던 농촌인 청도에 최악의 오점을 남겼다.
재선거일을 이틀 앞두고 유권자에게 돈을 돌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50대 농민이 집에서 극약을 마셔 병원으로 옮겨져 숨진 데 이어 또다른 50대 선거운동원도 자살했다.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군수에 당선된 정한태 후보 등 52명이 구속되고 1천418명의 주민과 운동원이 입건됐다.
이 사건 뒤 청도에서는 주민 모두가 깨끗한 선거를 외쳤고 2008년 군수 보궐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최근 각종 조합장 선거에서도 돈선거가 사라졌지만 2007년 붙여진 탁도라는 꼬리표는 좀처럼 떼지 못했다.
그러나 주민과 후보자들은 이번 선거를 돈없는 선거로 치르면서 과거 불명예를 털어냈다.
오전 일찌감치 투표를 했다는 황용태(56)씨는 "과거에는 창피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유권자와 후보들의 생각이 많이 맑아진 것 같고 조용하게 선거가 치러졌다."라고 이번 선거전 분위기를 전했다.
이모(70)씨는 "이번엔 돈을 돌리려고 생각한 후보도 돈을 받을 유권자도 없었다. 이번 선거가 일 잘할 사람을 뽑는 깨끗한 선거가 된 것 같다."라며 더 이상 청도가 탁도가 아님을 강조했다.
경찰과 선관위의 돈선거 방지를 위한 홍보와 단속도 큰 몫을 했다.
청도군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돈선거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밀착형 단속을 벌였다.
지난 2월부터 선거부정감시단을 아침반, 주간반, 야간반으로 나눠 5명씩 후보 캠프를 밀착 감시한데 이어 4월부터는 반원을 10명씩으로 확대했고 장기 계약 사무직 4명을 채용해 선관위 직원 6명과 함께 부정선거 감시활동을 했다.
청도경찰도 24시간 선거상황실을 운영하고 선거 과열이 우려되는 지역을 선정, 수사과 직원 17명 전원을 투입해 담당 지역을 순회하면서 돈선거를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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