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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빵 대신 떡을 먹자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밀려났던 떡이 다시 식생활의 주류로 되돌아 오고 있다

떡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세련된 다자인과 소포장으로 변신한 형형색색의 떡이 즐비한 떡카페가 서울 번화가에서 성업 중이고, 크고 작은 야외 나들이 때도 빠지지 않는 게 떡이다. 그 뿐 아니다. 언제부턴가 중요한 행사장에는 케익 대신에 엄청나게 큰 축하 시루떡이 ‘떡’하니 올려져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다. 거기에다 아침 식사로 떡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명절 때나 관혼상제 때 풍속 음식으로 먹던 것과는 개념이 달라졌다. 모양도, 크기도, 먹는 방식도 달라져 실로 떡의 현대화라 할 만 하다.

‘밥 위에 떡’이란 말처럼 떡은 밥보다 역사가 깊은 우리 주식이었다. 벼농사가 보급되기 전 각종 곡물을 가루로 빻아 익혀 먹기 시작한 것이 떡의 기원이다. 이렇게 우리의 주식으로 등장한 떡은 조선시대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으며 맛과 모양과 재료도 다양해져 그 종류가 무려 200여종에 달했다고 한다. 그러던 우리 떡이 뒷자리로 밀린 것은 6.25이후 서구식 식생활과 패스트푸드가 등장하면서였다. 서구의 것을 좋은 것으로만 여겼던 20세기의 시대 풍조로 떡은 만들기 번거롭고 먹기도 불편한 것으로 폄하되었다.

그렇게 냉대 받던 떡이 케이크떡, 퓨전떡, 웰빙떡, 영양떡 등의 이름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바쁜 직장인들에게 위에 좋다는 인절미가 아침식사로 인기가 높고, 아이들 간식으로 꿀떡과 절편이 올라온다. 등산객들은 배낭 속에 찰떡을 챙겨 넣는다. 그래서인지 전국에 떡집의 수도 늘고 있다고 한다. 떡 프랜차이즈도 속속 생겨나 떡 체인점이 ‘2007년 불루오션 창업 5대 트렌드’로 꼽힐 정도다.

세계적인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서 떡을 팔기 시작한 것은 떡의 세계화를 상징한다. 맛과 모양이 뛰어나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는 것이 스타벅스가 관심을 가진 이유다. 앞으로 전 세계 매장에도 전시 판매될 것에 기대가 모아진다. 독일 퀠른과 프랑스 파리에 개최된 세계 식품박람회 때도 떡을 선보였는데 외국인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고 한다. 떡의 우수성이 세계 속에서 확인된 셈이다.  

경기도가 최근 군부대와 학교를 대상으로 떡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군장병의 84.3%, 학생의 72.9%가 떡을 간식으로 공급해 줄 것을 희망했다고 한다. 실제 경기도 영양사회가 초중고 학생들에게 특식으로 떡을 공급했는데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떡 소비를 좀 더 적극적으로 생활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빵 대신 떡’이라는 슬로건 아래 쌀이 부족하던 시절 빵으로 바뀐 우리네 식습관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수입재료로 만든, 건강에도 좋지 않는 “빵이나 햄버거 대신 우리 쌀로 만든 떡을 먹자”는 소비 운동은 현 시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가정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부들이 앞장서고, 행정기관과 군부대, 학교 등이 실천 주체로 나선다면 상황은 금방 달라질 것이다.

이사를 와도 떡을 돌려야 ‘된집안’이라 했듯이 떡은 예로부터 잡귀를 쫓고 복을 부르는 음식이었다. 소화도 잘 안되는 수입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는 ‘웰빙형 현대 간편식’으로 거듭난 떡을 즐기며 가내 두루 복을 부를 일이다.

권갑하
시인. 농민신문 논설위원

No.36
2007.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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