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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원산지표시제

원산지표시제는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고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FTA의 최소전제조건이다. 그러나 단속 자체가 되고 있지 않고 있다.


식육 원산지표시제가 올해 우여곡절 끝에 시행되었지만 지난 2개월 동안 한 건의 적발도 없었다고 한다. 실제 원산지 표시를 어긴 사례가 한 건도 없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만은 단속업무를 맡고 있는 식약청과 지자체가 단속 자체를 하지 않은 결과라니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시작초기부터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것은 무엇보다 관계기관의 단속의지가 없기 때문이고 법률을 제정할 때 전문성을 갖춘 국립농산물관리원을 단속기관에서 배제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그러다 보니 의지가 없는 식약청과 지자체가 음식업계의 반발과 로비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원산시표시제가 절실한 것은 농축산물 개방물결 속에서 수입농산물이 버젓이 국산으로 둔갑해 국내시장을 교란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체결 및 보따리상들이 들여오는 중국 농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일반 음식점의 경우 식탁에 오르는 음식물의 70%가 중국산이라고 한다. 삼겹살 1인분을 3천원에 팔 수 있는 것은 수입축산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안전성이다. 수입농산물은 대부분 방부제 처리 등으로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얼마 전 가락공판장에서 경매된 중국산 미나리에서 기준치의 무려 9배가 넘는 농약이 검출되어 문제가 되었다.

쏟아지는 수입농축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하여 유통되는 것을 막아 소비자의 안전과 알 권리를 보호하고 국내 농업인들의 생존권을 지켜주는 원산지표시제는 시급히 전품목으로 확대 도입되어야 한다. 상인들이야 값싼 수입농축산물을 국산으로 둔갑시키면5~6배 이상의 이익이 나므로 당연히 원산지표시를 반대하게 되어 있다.

지난해 농업계의 오랜 주장 끝에 일정규모이상의 음식점에 한해 '식육'원산지표시제가 처음 도입되었다. 그러나 단속을 맡은 기관이 이런저런 핑계로 단속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다. 법률 제정시 대형 음식점에만 적용되도록 범위를 크게 제한하고 과태료를 터무니없이 낮춰 잡은 것도 문제인데 단속마저 않는다면 차라리 제도를 만들지 않은 것만 못하다.

원산지표시제 시행은 농축산물의 공정한 유통을 유도해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고 개방화시대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우리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식탁으로 건강에 심각한 위협에 놓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학교급식에까지 안전하지 않은 수입농산물이 올라가고 있는 현실 아닌가. 정부가 농업인들의 의사에 반하는 FTA을 체결하려면 이러한 안전 보호 장치부터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람에게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자기고장에서 난 음식이 가장 몸에 좋다는 '신토불이(身土不二)'의 의미와 정신을 되새길 때다.


권갑하
시인. 농민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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