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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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경제현실의 감각

모든 돈은 ‘한 푼’부터 세어진다
  
지난 연일 새 정부 장관내정자의 청문회가 열렸었다.
  
떠도는 말이 실감난다. 서민들과는 현실감각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모두 경제 현실을 외면한 사람들처럼 국가 운영을 맡기기에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무슨 답변들이 그럴 수 있을까. 국제경제 감각이 뒤떨어진 답을 연발한다. 아니면 국민들의 수준을 얕잡아 본 것은 아닌지, 고소를 금치 못하는 답들이 줄줄이 나왔다.
  
총체적 난국에 한국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아무래도 불안 하다.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고유가에 원자재 값과 국제 곡물 값의 상승은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12월부터 경상수지는 적자라 하고 수출도 위축되고 있는데 국가를 경영할 사람들의 인식 방향은 현실을 외면하는 듯 해 걱정스럽다. 대통령까지 “오일 쇼크 이후 최대 위기”라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울 때 몇 년 전 신문에 났던 젊은 엄마가 생각난다. 이제는 화폐라 보기에는 너무 작은 소액 단위의 화폐인 10원짜리 동전을 교환하여 예금하려던 이야기이다. 요즘 고물가 시대에 거의 기본단위가 된 10원짜리 동전은 굉장히 소홀히 다룬다. 10원짜리 동전의 출현을 살펴보면 한국은행은 이전 환화 표시 화폐를 유통 정지 시킨 1962년 제3차 통화조치로 50환화와 10환화를 대체하기 위해 10원화와 5원화, 1원화를 1966년 처음 내놓았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3년의 전쟁을 하는 동안 우리의 경제는 국민소득 70불의 초빈국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1953년 7월에 전쟁은 정전이 되고 10년도 훨씬 넘은 1966년이 되었어도 몇 차례의 정권이 바뀌어 사회 환경의 불안은 완전히 가시진 않았다. 경제도 더디게 살아나지 않을 때 10원짜리 동전은 제법 가치가 있어 찬거리도 학용품도 구입하는 가장 유통이 활발한 화폐였다. 쓰고 남은 동전은 돼지 저금통에 의례 들어가고 배가 부르기도 전에 깨서 은행에 저축하는 것은 어느 가정에서나 일상사가 되었다. 그 작은 금액이지만 은행은 그를 모와 부서진 나라를 재건하는 국민자본 즉 산업자금으로 쓰였고 저축 캠페인도 쉬지 않고 벌여 늘 ‘푼 돈 모아 목돈 만들자’는 플랜카드는 거리마다 펄럭이었다.
  
젊은 엄마는 어릴 때 부모님에게서 배운 대로 어린 아이에게 은행에 동행해 저축을 가르치려 했으나 그 추운 겨울, 은행마다 문전 박대를 받는 거절을 당하고 결국 동전 꾸러미를 2%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바꾸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이제는 은행이 전산화로 인력을 줄이고 이익 창출이 되지 않는 데는 서비스가 축소되고 있다. 교환도 시간을 정하고 50만원 이하는 이자 지급을 중지 한다든가, VIP고객을 우대한다든가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고려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엄마는 아이에게 무엇이라 변명하며 금융교육을 할 수 있을까.
  
한편 한국은행에서는 각 지역 본부마다 저축운동을 벌이고 작은 돈의 소중함을 가르치기 위해 「저축의 날」기념 사생대회를 연다. 어린들에게 저축과 절약의식을 고취시키며 어려서부터 근검절약을 생활습관으로 가르치는 현장이 있다.
  
저축이란 단어가 퍽 생소 해졌다. 물질이 여기저기 넘쳐 소비가 미덕이 된 현실에서 현찰이 없어도 카드를 거침없이 쓰고 보면 자연히 동전 따위는 화폐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굴러다닌다. 젊은 엄마는 제대로 금융교육을 잘 시켰지만 혼란이 왔다. 요즘 일확천금으로 부를 쌓는 풍조와 경제 환경이 판이하게 달라져 펀드 열풍으로 동전은 더욱 초라해졌다.
  
지금 난국 타개는 다른 도리가 없다.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다. 기업은 원가 절감의 노력을 해야 하고 IMF 때 가졌던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까지 100불을 상회하는 현실에서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껴야 하는 것은 젊은 엄마의 10원짜리 동전을 저금통에 넣는 정신과 상통한다. 기름을 태워 기르는 농산물도 엄청난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고유가에 적응하지 못해 생산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 한다.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강의 기적은 여유가 있을 때 이룬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피나는 절약과 땀이었다. 그간 우리가 흥청망청 마치 돈에 한이 들린 사람처럼 너도 나도 돈 잔치를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살만 하다 하여 어려웠던 시절을 너무 까맣게 잊고 있다.
  
국정 운영 내정자들의 청문회 광경은 퍽 씁쓸했다. 부자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 현실을 너무 외면한 발언은 빈부격차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청문회의 백억 대 부자들 앞에서 집 없는 서민들은 기가 죽는다. 그들의 경제 위기의 현실 감각이 어떤지. 그들이 어릴 때 동전을 돼지저금통에 넣어 보았느냐 묻고 싶었다. 경제활동에는 언제나 도덕성이 요구 된다. 어릴 때 저축 습관과 바르게 얻은 부(富)가 정당한 자기 몫이라는 교육은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한 기본 교육의 핵심이다. 국민은 정도(正道)를 걷는 지도자를 원한다. 우리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한 푼의 소중함을 누구든 재인식하고 경제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박 지 연
편집위원

45호
2008.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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