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마을운동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뜨겁다. 중국의 중장기 국가운영기본계획이라 할 수 있는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1차 5개년 규획’(11.5규획)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신 농촌건설’이 채택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공업화정책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도농 간의 소득격차는 1984년 1.84대1에서 2005년 3.22대1로 벌어져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1.5대1을 넘지 않는다. 한국은 새마을운동의 성과로 지난 30년간 도 농간 소득격차가 1대0.8~0.9수준을 유지해왔고, 지난해에도 한국농민의 수입은 도시민의 84%에 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국은 2006-2010년간 시행될 11.5규획의 수립을 앞두고 당 중앙 차원에서 2005년 5월 한국에 시찰단을 파견한 바 있다. 시찰단은 한국 새마을운동의 경험이 중국에 아래와 같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평가,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①급속도의 공업화, 도시화과정에서도 도ㆍ농간 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피할 수 있으며, 공업화 초기단계에서 농촌의 발전을 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 ②정부가 농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 농촌의 발전에 유리할 뿐 아니라 동시에 공업화와 도시화의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다. ③스스로 낙후된 농촌의 면모를 바꾸고자하는 농민의 자발성을 중시하고, 정부와 농민의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즉 중국은 한국 새마을운동의 성과인 도농격차해소와 농촌근대화방법, 농촌구매력 향상을 통한 농공병행 경제발전전략, 국민정신개혁과 잠재력 결집을 이룬 국민운동경험과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지 불과 4년째인 1974년에 국민 1인당소득 400$를 달성하여 절대빈곤(1일1$, 연간365$이상)을 타파하였고,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 소득을 앞질러 이후 84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한편 중국에 새마을운동을 전수하는 것은 우리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는 일부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지나친 기우라고 하겠다. 왜냐하면 한국의 경우 공업화 수준이 낮고 국민소득도 257$에 불과한 시점에서 시작한 반면 중국의 경우는 이미 상당한 공업화를 이루었고 국민소득도 1700$에 이르는 등 경제적 여건이 다르다. 또한 체제, 제도, 전통 등 사회적 여건이 한국과는 매우 판이하여 한국 새마을운동의 원리와 방법을 중국에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이며 오히려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중국내의 견해와 언론비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중국이 보이는 관심은 신 농촌건설운동이 반드시 새마을운동이아니라 종합적인 농촌, 농민, 농업의 문제해결 운동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관료와 엘리트들은 목하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깊이 배우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한국새마을운동을 모델로 하여 중국판 신 농촌건설운동의 구체적 추진전략을 수립하기 위함일 것이다. 따라서 한∙중 간 새마을 사업교류는 우리 국가이미지를 제고하고 양국 간의 협력강화와 신뢰증진, 관광수입증대를 가져올 수 있어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하겠다.
문제는 국가브랜드로서 새마을운동을 제대로 전파하는 일인데, 의외로 우리의 준비가 부족함을 느낀다. 특히 경제적인 이득에만 급급하여 유람성 새마을운동 시찰단을 유치한다든가 유명무실한 단체 명의로 외화내빈의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한국새마을운동에 대한 중국인의 기대를 저버릴 수 있음이 염려가 된다.
중국인 뿐 아니라 효과적인 외국인교육을 위한 몇 가지를 제안해본다. ①체계적인 교재개발이 시급하다. 강의의 중복성을 배제하고 총론 식 새마을운동 소개에 머물 것이 아니라, 새마을운동사, 새마을운동 이념론, 정책론, 추진체제 및 조직론, 사업추진방법론, 재 정론 등의 각론으로 정리되어야겠다. ②현장견학지의 조성이다. 수범적인 마을이나 독농가가 교재화되기 위해 마을 강사 육성, 팜플렛 준비, 농촌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어야겠다. 지자체의 농촌관광교류사업의 일환으로 강화되었으면 한다. ③시청각교육자료의 제작이다. 70년대 한국농촌새마을운동의 열기를 전달할 수 있는 교재 개발이 필요하다. ④해외현지 지도자의 육성ㆍ파견으로 실용적, 입체적, 지속적이며 체계적인 새마을운동의 수출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정갑진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부원장>
26호 (2006.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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