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4월에‘사이언스 코리아 국민운동’이 선포되었다. 이는 과학기술 친화적인 사회문화 혁신운동으로 이해되는데, 새마을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던 1973년 1월에 제창된‘전국민의 과학화운동’의 현대판이라 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
‘새마을운동’과 ‘전 국민 과학화운동’여기에는 두 가지 큰 의미관계가 있다. 우선 새마을운동의 성공은 과학기술 부문의 뚜렷한 뒷받침으로 가능했다는 사실과, 최근의 제2과학 입국을 위한 사이언스 코리아운동이 국민운동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마을운동의 추진경험의 분석과 활용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1970년부터 시작된 새마을가꾸기 운동은 농어민들의 숙원사업인 주거환경개선과 소득증대라는 큰 과제에 도전하게 된다. 이 문제는 의욕이나 물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과학기술의 지원 필요성이 절실히 대두되었다.
72년 4월 제5회 전국과학기술자대회를 계기로 출범한 새마을기술봉사단은 1마을 1과학기술결연사업을 주축으로 새마을현장에 뛰어들었다. 중앙회와 9개지역(도)에 걸쳐 전국적으로 자연계 희망교수들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봉사단은 농수산, 환경개선, 보건위생, 새마을공장, 생활과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현장 출장지도, 방송, 통신에 의한 기술지도, 기술교범의 발간 등 새마을사업 중에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지도하고 필수적인 전문기술을 보급 하였으며 주민교육을 통해 농어민에 대한 의식구조 변화에도 큰 공헌을 했다.
72년~76년 초기 5년 동안만 해도 현지기술지도 2040(6,800명 참가)회, 결연사업 200마을, 2,815회의 출장지도, 신문, 서신, 방송기술지도 3,121회, 자료발간(68,000부)등을 통해서 최신 영농기술을 보급하는 실적을 거두었으며, 이는 과학기술자들의 자원봉사활동이라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자못 크다.
한편 새마을지도자를 양성하는 연수원에서는‘농촌농민의 기술화’를 새마을운동의 3대 기본추진 지침의 하나로 삼고, 변소개량사업 등 5개 과목을 기술봉사단에서 교육을 직접 담당토록 했으며, 새마을운동발전의 삼각원리로서 부락민의 협동단결, 기술지도, 행정적 지원의 삼위일체를 강조하면서 이와 관련된 많은 성공사례를 전파함으로서 연수생들로부터 의식개혁과 함께 실용교육으로서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상과 같은 새마을운동 전개에서의 과학화운동의 성과와 의의를 정리해보면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무엇보다도 농어민의 의식개혁에 크게 기여했다
과학자들의 자기희생적 활동과‘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지식층의 설득력 있는 호소는 농어민들로 하여금 배타적인 보수성과 소극적인 정신자세에 변화를 가져왔으며 합리적이고 사실적인 생활태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만들었다. 사고의 과학화를 통한 합리적인 가치관의 확산은 새마을운동의 점화에 도화선이 되었던 것이다.
둘째, 기술지도에 의한 의식주 생활개선사업을 통해 생활의 질이 크게 변했으며 특히 이것은 부녀층의 큰 호응을 얻게 되었고, 이후에도 여성들의 적극적인 새마을운동 참여를 촉진케 하였다.
셋째, 영농기술지원의 확대로 획기적인 농어촌 소득증대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75년 농가 호당 소득(87만원)은 도시근로자 소득(85만원)을 앞지르게 된다. 북한의 천리마운동의 결정적인 실패요인이 기술과의 접목실패라는 분석이 있는데 비하여, 초기 새마을운동이 과학기술과의 연대로 세계적인 지역사회개발운동 모델로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이언스 코리아운동은 이미 우리가 과학적 문명 생활에 젖어있는 만큼 보다 효과적인 적응과 편의성 증대라는 차원에서, 또한 과학적 생활풍토 조성으로 미래지향적 국가 경쟁력을 축적하고 보다 합리적인 글로벌스탠더드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본다. 그러나‘과학은 어렵다.’‘전문가들의 일이다.’라는 선입견이 있는 만큼 이를 생활 속에서 주민들이 실천운동으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국민운동으로서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동기부여와 자극(예:기초자재자원) ◦ 적절한 지원제도와 운용(우수마을 우선자원등)
◦ 새마을교육강화(사례·실천중심) ◦ 지도자의 양성과 봉사활동
◦ 통치자와 정부정책의지 ◦ 주민과 내재자원의 조직화(부녀자의 적극참여등)
◦ 합리적인 사업의 선정과 관리(수준별 전국마을의 등급제) 등
초기 새마을운동이 빠른 속도로 국민 속에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주민 스스로가 새마을운동이 나에게 편리함과 이익을 주는구나 하는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리를 놓고 길을 넓히면서 성과를 체험한 농민들의 참여 열기가 잘살기 운동의 에너지로 연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과학화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붐 조성을 위한 교육, 홍보활동과 함께 주민들에 대한 동기부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주민들의 가까이에서, 감동과 이익을 주는 운동으로! 이것이 국민운동 성공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국력신장의 토대인 인적자본은 국민의 과학기술수준과 생활윤리(국민정신)의 함수관계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 두 요인이 시너 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국민운동화해야 할 것이다.
정갑진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부원장)
4호 (2005.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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