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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한미 FTA와 농업

한미 FTA가 경제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한미 FTA 협상이 격렬한 찬반 논란 속에 타결됐다. 아직 국회 비준 과정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제 한국과 미국은 사실상 1개의 거대 시장으로 통합되게 되었다.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곤경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세계 11위 수출대국인 우리 입장에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FTA 체결은 선택이 아닌 숙명이란 주장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미 FTA 협정이 경제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미 FTA 타결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는 분야는 농축산물 분야다. 한 연구기관은 이번 협정으로 우리나라 농업생산이 2조원(6.5%)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더욱 우려되는 것은 우리 정부가 이번 협상과정에서 ‘농업 포기’ 의사를 확실히 드러냈다는 점이다. 대통령 스스로 농업의 시장원리 적용을 강조했고 실제 협상에서는 자동차 산업을 위해 쇠고기를 제물로 바쳤다. 농민들로서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농업국으로 세계적 규모의 기업농들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며 자국의 농업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오고 있다. 특히 세계 지배전략의 일환으로 유전 공학 등을 이용한 안전성이 우려되는 농산물 대량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지만 우리는 이번 협정에서 거의 모든 농산물을 개방했다. 쇠고기, 돼지고기, 오렌지 등 주요 민감 품목들의 관세를 7~15년 사이에 대부분 없애기로 한 것이다.

한미 FTA로 소비자 후생이 1,000억 원에 이르고 농축산물 가격은 평균 7~8% 정도 떨어질 거라고 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주부들의 장바구니가 푸짐해지는 일이야 눈앞의 즐거운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농축산업의 붕괴로 먹거리를 외국에 크게 의존해야 하는 미래는 여간 암울한 것이 아니다. 이미 석유 대체연료로 옥수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국제 옥수수 가격이 폭등하고 그 파장으로 다른 곡물 값까지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식량전쟁’이란 말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입 농축산물의 안전성 문제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과 광우병 쇠고기 등은 이미 우리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농업의 붕괴로 우리 모두의 고향인 농촌의 황폐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농민들의 경제적 빈곤도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제 대응이라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최대한 높이고 주부들이 앞장서 우리 농축산물을 적극 애용하는 길 밖에 없다. 어쨌거나 우리 농업과 농촌, 농민들의 앞날이 걱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 농민들에 대한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특히 한미 FTA로 이득을 보는 기업들은 ‘농촌사랑, 농촌지원운동’에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다.




권갑하
시인. 농민신문 논설위원


34호
2007.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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