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
 

 

 
 

 

    홈 / 문화 / 음악

subject 근원의 리듬: 鼓童(Kodo)

최고의 타이코패(泰鼓組)로 평가되는 코도(鼓童)는 70년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타이코패, 온데코자(鬼太鼓座) 내부의 의견대립에서 시작된다. 타이코(泰鼓)라는 악기의 특성에 맞는 전통을 지키려는 노선에 맞서 전통을 보존하려면 전통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룹이 분리되어 현재의 코도(鼓童)를 결성한다.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악기, 드럼의 일본 판인 타이코는 원래 화재나 전란 등 위급 시 사람들을 소집하는 신호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타이코 소리가 들리는 범위가 마을의 자연스런 경계로 생각되었다. 언젠가부터 악귀를 쫓는 성질이 있다고 여겨진 타이코는 사찰과 신사의 의례는 물론 기우제, 추수제에도 쓰이게 되며 그 제의적 의미 때문에 타이코 없는 마을축제, 마츠리(祭)는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마츠리의 타이코 연주가 오늘날 타이코패 공연의 기초가 된다.

그러나 종교의례나 축제와 무관한 무대공연을 전제로 한 타이코 연주는 60년대에 만들어진 ‘창조된’ 전통이다. 장소가 마을의 광장에서 무대로 바뀔 때 연주의 의미는 달라진다. 타이코패의 공연은 마츠리의 제의적 의미는 제거된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연주형태 역시 보통 북 하나만 쓰이던 것에서 콘서트 홀의 규모에 맞는 다이내믹을 만들기 위해 400 Kg에 육박하는 오다이코(大泰鼓)를 정점으로 크기가 다른 10여 개의 타이코의 연주가 중첩되는 형식으로 변형된다.

오늘날의 타이코 공연에서 마츠리를 상기시키는 것은 한국의 농악과 유사한 장단 즉 리듬형식뿐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음악적 내용 역시 바뀔 수 있는가가 온데코자(鬼太鼓座) 내부의 의견충돌의 이유이며 코도(鼓童)가 결성된 원인이다.

일본보다는 외국에서 더 유명한 코도의 데뷔가 일본이 아니라 1981년 베를린 페스티벌에서 이루어진 것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매년 마츠리 때면 보고 듣게 마련인 타이코 연주는 일본인에게는 그리 신선하지도 인상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타악기만으로 연출되는 파워와 복잡한 리듬패턴이 낯선 이에겐 충분히 매력적이다.

손목만으로 연주되는 스내어 드럼과 달리 머리 위에서부터 팔 전체를 휘둘러 잔상이 남을 정도로 빠르게 연주되는 타이코 연주는 어떤 타악기보다도 힘있는 사운드를 만들기 마련이다. 그러한 타이코가 십여 개 중첩되면 앰프 없이 연주장의 벽은 물론 좌석까지 진동시키기에 충분한 힘이 만들어지며, 그 힘에 의해 몸이 공명하면서 느끼는 리듬감은 타이코 연주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2시간의 공연 동안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것은 動靜, 强弱의 콘트라스트가 만드는 다양성이다.

타이코패의 공연은 한 가지 악기만 사용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표정이 풍부하다. 10여 개의 북이 동시에 연주되는데도 물방울 소리 같은 조용함에서 귀신도 쫓아버릴 벼락이 치는 것 같은 사운드까지, 즐겁게 웃고 떠드는 분위기에서 분노의 불협화음까지, 그리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함에서 산처럼 높고 소름 돋는 소리의 장벽까지 그들이 만드는 표정은 다양하다.

그러나 타이코란 한 가지 악기만으로는 제한적이다. 마츠리란 타이코 연주의 맥락을 모르는 일본의 젋은이와 외국인에게 다가가려면 음악적 내용은 더욱 다양해야 한다. 코도가 사미센, 목금, 취타, 피리 등의 다양한 악기를 받아들이고 노(能)와 가부키(歌舞伎)의 무용기법을 더하며 사찰의 느리고 사색적인 리듬과 신사의 빠르고 화려한 리듬에서 파생된 전통장단에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인디언, 동남아, 인도, 중앙아시아 등의 다양한 리듬을 도입하는 것 등은 보다 넓은 청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전통을 지키는 것은 원형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맞게 바꾸는 것이다. 사물놀이와 타이코패의 음악은 기본적으론 큰 차이가 없다. 사전지식 없이 사물놀이패의 음반과 타이코패의 음반을 구분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은 코도와 같은 타이코패이다. 전통의 보존은 재해석이라는 코도의 견해는 무엇이 전통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추천앨범: The Best of Kodo (1994)

이석우
28호 (2006.9.20)

list       

prev makesound의 몰라도 되는 음악상식 (1) admin
next 모순의 힘: Yo La Tengo admin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kimamore.com

회사소개  |  지역소식  |  시사  |  인물탐방  |  문화  |  공지사항  |  게시판  | 사이트맵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2가 157 사조빌딩 223호
경북신문사 대표전화 :02-365-0743-5 | FAX 02-363-9990 | E-mail : eds@kbnews.net
Copyright ⓒ 2006 경북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등록 서울 다 06253 (2004.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