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
 

 

 
 

 

    홈 / 문화 / 음악

subject 일상의 멜로디: Kiroro

키로로(Kiroro)는 고교 동급생인 타마시로 찌하루(玉城千春: 작곡, 편곡, 보컬)와 긴죠 아야노(金城綾乃: 피아노, 키보드)의 듀오 그룹으로 찌하루의 자작곡에 아야노가 반주를 하며 논 것이 계기가 되어 1996년 재학 중 결성한 그룹이다. 같은 해 고향인 오키나와 현에서 한정 발매한 인디싱글 ‘長い間/青のじゅもん’는 1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한다.

이들의 대명사이기도 한 ‘長い間(오랫동안)’과 ‘未來へ(미래에)’의 번안곡이 드라마 ‘가을동화’의 주제가로 사용되어 한국에도 낯설지 않은 키로로란 이름은 찌하루가 초등학교 때 지역교류로 훗카이도에 갔을 때 알게 된 아이누 어 Kiroru (인간이 발을 들여 놓은 넓은 길)와 Kiroro-an (강한, 큰, 단단한, 건장한)에서 따온 것으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삶’이란 의미는 장조와 4/4박자가 대부분인 그들 음악의 내용을 잘 말해준다.

키로로의 음악은 70년대 미국에서 발전한 싱어송라이터 스타일에 가깝다. 이 스타일은 아티스트 개인의 내면이 부각되며 가사와 정서의 전달에 집중하기 위해 피아노나 통기타 정도에 그치는 소편성이 주류이며 키로로의 음악은 싱어송라이터 스타일의 포맷을 따른다.

“숲에는 여러 가지 동물이 살잖아요 파란 벌레라든가… 그래서 다양한 울음소리도 들리고, 어떤 것이 나올지 알 수 없는 것이고요. 우리의 앨범도 그렇게 다양한 울음소리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삶이란 굵직한 사건보다는 에피소드란 작은 나무가 모인 숲과 같다. 키로로의 음악은 동창들의 우정, 원거리 연애의 어려움 등, 작지만 소중한 에피소드에 바쳐진다. 예를 들어 일 때문에 미뤄오던 결혼을 간신히 하게 된 연인의 사연을 담은 데뷔곡 ‘長い間’은 그 부부의 결혼식 축가로 쓰여진 것이다. 특히 데뷔 앨범 ‘長い間∼キロロの森~ (1998)’의 경우 고교시절의 신변잡기가 주된 내용으로, 추억를 떠올리는 아련한 가사와 정서는 카라오케에서, 특히 여성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러나 키로로의 음악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스타일과는 음악적 특성이 다르다. 싱어송라이터 스타일은 아티스트 개인의 감정표현에 치중하기 때문에 곡의 정서적 기복이 심하므로 따라 부르기 쉬우면서 매끄럽고 예쁜 멜로디는 흔하지 않다. 그러나 키로로의 음악은 사적 고백이 아니라 누군가를 향한 대화이기 때문에 휠씬 멜로딕하다.

연애상담, 친구의 생일파티를 위해 쓴 곡, 실연한 친구에게 조금씩 양보하는 것을 배웠으니 다음에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위로 등, 키로로의 곡에는 가족이나 친구 등의 상대가 있다. 예를 들어 초, 중학교 졸업식의 지정곡인 ‘未來へ’는 중학교 3학년 때 감기로 몸 져 누운 어머니에게 바쳐진 곡으로 어머니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어떤 일이 있어도 힘을 내자는 결의로 극복하는 내용은 자신뿐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는 모든 이를 격려하는 곡이다.

흔히 키로로 브랜드라 불리는 깊이 있는 정서와 밝고 소박한 가사, 수더분하면서 예쁜 멜로디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장점이지만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첫째, 기억하기 쉽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는 한 곡에 하나의 정서만 표현하기 때문에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스타일 같은 정서적 중층성은 얻기 힘들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문제는 정서적 깊이와 예쁜 멜로디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일정한 퀄러티의 곡을 계속 만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998년 메이저 데뷔 후 8년 동안 일본의 기준으로는 매우 적은 5개의 앨범밖에 발표하지 못했고, 베스트 앨범인 ‘Kiroroのうた(2002)’ 발표 전후로 활동이 줄어들 뿐 아니라 곡의 퀼러티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이들의 매력적인 음악을 더 들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추천앨범: Kiroroのうた(2002)

이석우 cura_lee@hotmail.com

11호 (2005.9.6)

list       

prev 천상의 소리: Cocteau Twins admin
next 음악의 사상가: Tom McRae admin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kimamore.com

회사소개  |  지역소식  |  시사  |  인물탐방  |  문화  |  공지사항  |  게시판  | 사이트맵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2가 157 사조빌딩 223호
경북신문사 대표전화 :02-365-0743-5 | FAX 02-363-9990 | E-mail : eds@kbnews.net
Copyright ⓒ 2006 경북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등록 서울 다 06253 (2004.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