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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요절한 천재: Eva Cassidy

이버 캐서디(Eva Cassidy)는 1996년 33살로 죽었고 4년 후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생전에 그녀의 이름은 자신이 태어난 워싱턴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작은 명성도 그녀가 원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매니저의 강권에 따른 일련의 나이트클럽 공연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무대공포증이 있는 그녀에게 공연은 내키지 않는 부담이었다. 게다가 그녀가 생전에 낸 한 장뿐인 솔로 앨범도 음반의 질에 만족할 수 없었던 그녀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의 매니저가 낸 것이다.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던 그녀에겐 직업 음악가로서의 공격성과 야망은 낯선 것이었다. 음악으로 생계를 꾸리는 것도 멋있다고 생각했지만 앨범을 내지 못하고 유명해지지 않는다고 아쉬워하지도 않았다. 석양을 사랑하고 산책과 그림 그리기, 원예를 좋아하던 그녀에게 노래는 생활의 일부일 뿐이었다. 그녀는 라디오를 따라 부르고 지인들을 위해 노래하길 좋아했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그녀의 노래는 특별했다.
        
그녀의 음색은 미성인 백인 여성가수에게 흔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음성은 맑고 풍부한 성량과 넓은 음역을 구사한다. 특히 힘찬 파세토는 매력적이다.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많다. 그러나 이버 캐서디는 그것을 어떻게 써야 효과적인지 잘 알고 있었다. 생전에 메이저 시장과는 거리가 멀었고 작곡에도 그리 신통치 않던 그녀로서는 레퍼토리로 자신이 좋아하던 곡을 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그녀의 편곡을 거친 곡들은 원곡과는 전혀 다른 그녀만의 것이 되고 청자가 다시는 그 원곡을 듣지 않게 만든다. 예를 들어 ‘Imagine’이 그녀의 손을 거치면 존 레넌은 가사를 그냥 읽고 있지만 그녀는 더 나은 세상이 되길 간절히 기도하는 것처럼 들리게 한다. 그녀는 자신의 풍부한 성량과 넓은 음역에 맞게 음의 강약과 높이, 길이를 빈번하게 교체하여 곡의 멜로디 라인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원곡을 아는 청자의 관심을 변주에 집중하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변주를 위한 변주가 아니라 그 곡의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그녀의 해답이다. 물론 음악이 예술이라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메시지는 가사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원곡을 부른 가수들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그녀는 외국인도 쉽게 알아들을 정도로 정확한 발음하며 멜로디에 맞추기 위해 가사를 왜곡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의 음악을 처음 듣는 이가 ‘저 흑인 가수의 이름이 뭡니까?’라고 묻게 만드는 그녀의 소울풀한 창법이 없다면 그녀의 편곡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그렇게 묻어나는 풍부한 감정은 그녀가 그 곡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들어왔고 불렀는가를 말해준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에게 의미 있는 곡만을 불렀다. 그녀의 레퍼토리는 포크의 고전에서 재즈, 블루스의 스탠더드, 락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그것을 그 스타일에 걸맞게 부른다. 스타일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녀에겐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부르는 것 그것이 음악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였다.

그녀의 실력은 워싱턴의 음악계에선 유명한 것이었고 메이저 음반사들이 접근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시장에 팔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어느 한 스타일로 자신을 마케팅 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음반사로서는 그녀를 블루스로 아니면 재즈, 포크로 팔아야 할지 곤욕스러워 했다. 결국 그녀는 자비로 음반을 내야 했다. 그것이 생전에 그녀가 낼 수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솔로 앨범이다. 그 앨범은 당해 워싱턴 지역 음악상을 휩쓴다. 그 해 11월 이버 캐서디는 암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다. 다음해 영국에서 그녀의 추모 앨범이 100만장 이상 팔리면서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것부터 그녀의 음악은 뒤늦게 인정받기 시작한다. 그녀의 일생처럼 고집스런 천재라는 낭만적인 이미지에 맞는 경우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미지처럼 최소한 음악적으로 그녀는 자신이 믿던 사후의 삶을 얻었다.

추천 앨범: Songbird (1997)


이석우 cura_lee@hotmail.com
6호 (200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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