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최고소득의 일본 여배우이며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4월 이야기’로 익숙한 마츠 타카코(松たか子)는 탤런트, 영화, 연극, 뮤지컬 배우, CF 모델, 가수 등 다양한 명함의 소유자이면서 그 모두에서 성공한 보기 드문 경우이다.
가창력이 무대를 압도하는 성량과 넓은 음역을 말한다면 마츠 타카코는 가창력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음악적 구성을 보더라도 독창적이라 보기는 힘들다. 그녀의 음악은 아름답고 단순한 멜로디에 드럼이 강조되어 듣기 상쾌하고 편안하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그녀만의 것이 아닌 J-Pop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배우로서의 위치가 확고해진 1997년, 데뷔 싱글 ‘明日, 春が來たら(내일 봄이 오면)’가 발매 초 오리콘 차트 8위를 기록하고 다음해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 ‘올해의 신인(Best New Artist of The Year)’에 선정된 그녀의 음악에는 인기배우의 가벼운 외도라고 볼 수 없는 깊은 맛이 있다.
일본의 전통 뮤지컬이라 할 수 있는 가부키(歌舞妓)계 명문가의 차녀로 태어나 첫무대 역시 가부키 공연이었던 그녀에게 음악은 연기의 한 방식이다.
보통 그녀의 연기를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그녀가 보여주는 캐릭터는 바로 옆집에 살 듯한 자연스런 설득력을 가지며 그녀가 연기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많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럽고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 같은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연기의 설득력 때문에 마츠 타카코의 음악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다.
그녀 음악의 주인공은 언제나 너무 큰 사랑을 소망하기에 상처받고 애태우는 젊은 여성이며 ‘4월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청순가련형의 딴 세상 사람 같은 캐릭터이다. 그러나 마츠 타카코의 연기는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하여 그녀의 연기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음악 역시 쉽게 감정이입이 되도록 하며 듣고 나면 한바탕 울어제낀 뒤의 시원함을 준다.
부드럽고 맑은 음색이긴 하지만 귀가 번쩍 뜨이는 가창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녀 자신이 쓰는 곡이 많음에도 그녀만의 독창적인 어법이 있는 것도 아닌 신파조의 사랑타령에 불과하지만 그녀의 음악은 자연스러움 때문에 아름답다.
추천앨범: Five years ～singles (2001)
이석우 cura_lee@hotmail.com
13호 (200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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