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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달콤쌉살함: Rachael Yamagata

데뷔앨범 ‘Happenstance’로 화려하게 등장한 레이첼 야마가타(Rachael Yamagata, 1978년생)는 담배냄새 물씬 나는 쉰 음색, 피아노 중심의 재즈 풍 발라드 때문에 제2의 노라 존스(Norah Jones)라 불린다. 그러나 떠나버린 연인에 대한 분노와 같은 공격적 자기표현은 피오나 애플(Fiona Apple)에 더 가깝다.

소울, 펑크(funk), 힙합 등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하는 시카고의 유명 밴드, 범퍼스(Bumpus)의 리드 싱어로 6년간 활동하면서 관객을 사로잡는 동시에 음악적 일관성을 지키는 방법을 배운 야마가타의 음악은 절충적이다. 늦은 밤 재즈 클럽에서 들릴 것 같은 재즈 풍의 피아노 발라드에 팝적 감각이 결합된 야마가타의 팔레트는 풍성하다. 블루스적인가 하면 락처럼 들리고, 피아노, 기타, 현악기, 금관악기가 만드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팝적인 멜로디 뒤에는 댄스 리듬이 들린다. 이러한 작은 뉘앙스들이 더해져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을 주는 그녀의 음악은 다양한 취향에 호소할 수 있는 음악이다. 그러나 그녀 음악의 호소력은 음악적 스타일보다는 정서적이다.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이 대부분 그렇듯이 야마가타의 음악은 개인적이다. 실패한 연애 이야기가 대부분인 그녀의 가사는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 관계가 왜 비참한 상처가 되어 돌아오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경험을 에두르지 않고 솔직하게 풀어내는 그녀의 노래는 친근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이다. 특히 나른하면서 허스키한 음색으로 속삭이는 야마가타의 음성은 노라 존스처럼 따듯한 정감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그러나 야마가타의 부드러움에는 날이 서있다.

부족함 없는 유년시절을 보내고 명문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다 음악에 눈을 떴을 때 유명 밴드의 리드 싱어로 일할 수 있었고 자신만의 음악을 하기 위해 솔로로 전향했을 땐 바로 RCA와 계약하는 등 순탄한 삶을 살아온 야마가타의 음악에는 삶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난다.

사랑하지만 떠나버린 남자, 남자를 만족시키려고 모든 것을 다 했지만 딴 여자를 바라보는 애인 등, 불행과 상처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불행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상처에 매몰되기 보다는 거리를 두면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가 묻고 내일은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슬픔보다는 분노로 자신을 버린 애인(구체적으로는 Tom McRae)을 보내고 다른 사랑을 찾는 것이 낙천적인 야마가타에겐 더 어울린다. 꿈이 이루어지는 삶을 산 이에게 불행은 ‘세상에 되는 일은 없다’고 냉소할 일이 아니라 있을 법한 ‘사건’이고 털어버릴 추억이다.

야마가타의 음악은 밝은 정서와는 거리가 먼, 비 오는 날 창 밖을 바라보며 듣기에 좋은 음악이다. 그러나 불행을 긍정적인 태도로 바라보는 야마가타의 인생관은 그녀 음악의 정서를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거친, 어둡고 날카롭지만 공격적이지 않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정서로 만들며 방황하는 10대부터 사람 좋은 할머니까지 쉽게 친해질 수 있게 한다.

정서적, 음악적으로 쉽게 친숙해지는 그녀 음악의 호소력은 데뷔와 동시에 그녀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대중적인 동시에 아티스트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야마가타의 음악은 90년대 이후 여성 싱어송라이터 전통이 주류로 자리 잡아가는 흐름의 좋은 예이다.

추천앨범: Happenstance (2004)


이석우
편집 부국장

31호 (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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