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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시] 청보리밭 - 박지연

호남 벌
만경창파(萬頃蒼波)로 펼친 보리밭
조강지처(糟糠之妻)의 애처로움이

지난 날
춘궁기 가파른 고개
긴긴 해 높기만 하던 보릿고개
세계 최빈국
그 사무치는 설움이 한이던

한 겨울 한 차례 눈물로 밟던 보리밭
밟힐수록 강인한 생명력은
우리 민족혼만큼
질기고 질겼다

1970년대 였던가
배고픔 면하려
통일벼에 밀렸던 보리농사

어느 날
화가 이숙자의 ‘보리밭’연작은
떠나온 우리의 그리운 고향
윤용하의 ‘보리밭’을 흥얼대고

청맥이 황맥으로 무르익으면
사랑의 밀어는 잦아지고
눈치 없는 노고지리
놀라서 지지배배 날던 그 보리밭머리

청보리 축제의 안파
보리피리 불며
보리개떡 먹어본다

이제는
보리밥 웰빙시대
미인의 얼굴 매만지는
친환경 고소득 명물로
보리밭 우리 곁에 돌아 왔지만

북에는
6월 6일 망종(芒種) 못 넘긴 아사자(餓死者)들
남에는
현충일의 상혼
보릿고개 이산자들

잔인한 유물 이데올로기
핵으로 희롱해도
통일 평화의 열정과 의지
푸르른 보리밭에 희망을 뿌린다


<시작노트>
어느 날 옛 생각에 청보리 축제에 갔다. 우리야 어려서 잘 몰랐지만
우리를 기르시느라 어른들은 얼마나 노심초사 했을까. 푸르른 보리밭
이제는 시로 읊어보는 행복한 시간이지만 옛 님들 생각나 써 본 시이다.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시인, 수필가)

24호 (2006.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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