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윌피동 사거리
주공3단지 담장 옆에는
뻥튀기 아저씨가 오신다.
이른 아침 깨지는 햇살 위에
창문을 열면 담 모퉁이에
모여 있던 엷은 구름이
배부른 냄새를 안고
뻥뻥 소리 내며
거실로, 거실로 들어온다.
뻥치고 사는 속 빈 세상이
뻥하게 터져 나오는
쌀알 크기만 하게 보이고
배부른 냄새는 깊은 산사에서
곁눈질 한 번 않고 받아든
점심 공양 같다.
나른한 오후 거실 가득한 냄새는
내일이면 또 어떤 집으로
배달이 될는지, 지금 나가
아저씨에게 물어볼까?
김지연
13호 (200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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