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bject	[시] 시베리아에서 날라 온 꽃잎 - 박지연

낮에 진 별
꽃도 져
폭풍 몰아친 먼 시베리아에
유배 가던 날
모두는 목 놓아 울었지

눈보라 휘감길 때
시체 되어 누웠다가
황막한 두 겨울 지나
두껍게 언 강심이 풀린
해빙 흐름 속에
레나강 지나
바이칼 호숫가에 앉아
깊은 생각 물에 잠겨 놓고

오다가 나무도 고사하는
고비사막 모래 산에 묻혔다
몇 번 황사바람 요동칠 때
몽골의 쌍봉낙타 등에 얹혀 진
갸녀린 영혼은
포근한 남풍 따라

어느 따뜻한 겨울 날
시베리아에서 날라 온 꽃잎
거듭 난 꽃잎은
백만 인의 환영 인파 속
인정의 향기 진한 자리
그대 가슴에
다시는 지지 않을
사랑으로 피어 날 꽃

34호
2007.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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