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잎의 女子
오규원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女子, 그 한 잎의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女子만을 가진 女子, 女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女子,
女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女子, 눈물 같은 女子, 슬픔 같은 女子,
病身 같은 女子, 詩集 같은 女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女子,
그래서 불행한 女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女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女子.
이 작품의 표면은 맑고 따듯한 영혼을 가진 순결한 여자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독자는 여기서 등장한 사랑하고픈 쬐그만 女子, 를 시의 시선으로 바라보자.
시인이 표현하고자하는 시는 한없이 순수 하고, 고결하기 때문에 함부로 다룰 수도 혼자만이 품고 있을 수도 없다는 느낌을 한 잎의 맑음과 한 잎의 영혼을 간직한 쬐그만 女子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로 표현하고 있다
관념이나 수사를 배제하고 ‘날(生) 이미지의 시'를 추구하던 시인의 개성적 연어표현이 감각적인 묘사로 짜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물푸레나무 잎 같이 작고 보잘것없지만 그 속에 시인은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담을 수가 있기에 영원히 혼자 가질 수 있는 여자로, 또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로 표현을 하고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이 슬픈 여자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채민
34호
2007.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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