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서 정 주 (1915~2000)
감상: 전 편이 5행으로 이루어진 이 시는 1966년5월 <현대문학>에 실렸을 때 처음에는 매우 난해시로 분류되었다. ‘冬天을 나는 매서운 새도 즈믄 밤의 꿈으로 씻은 내 님의 고운 눈썹은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는 고도의 비유와 은유법의 매력이 환상적인 맛으로 전해진다. 이것을 풀어보면 이상의 세계를 지향하는 데는 현실 속의 부나 권력 그 무엇도 감히 대항하거나 건드리지 못하고 피해 간다는 내용을 절묘한 시적 형상화로 승화 시킨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심장에 물기가 서서히 말라가는 병을 앓으시면서 “60년 시를 쓴 시인이 심장병을 얻음은 진정 시인답지 않느냐” 며 병마 앞에서도 의연하시던, 한국문단에서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없는 거목이신 시인은 情恨의 말결을 다듬어 언어로써 애국을 하셨다 자신의 대표시 자리에 冬天을 추천 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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