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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이명박-이회창 메인 게임의 가능성

이회창씨는 무슨 논리로써 자신이 출마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을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출마여부를 결정했다.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을 때도 출마를 권유하는 이들이 모여들고 여론조사에서도 약16%의 지지가 나왔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무슨 논리로 72세에 세번째로 출마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할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질문들이 나올 것이니까.

1. 귀하는 지난 5년간 무엇을 했던가? 김정일-김대중-노무현 세력이 헌법을 짓밟고 국가 정체성에 먹칠을 하고 안보에 칼질을 할 때 귀하는 무엇을 했던가? 서울시청 광장, 서울역 광장에 70, 80대 노인들이 모여 땡볕에서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를 외칠 때 귀하는 무엇을 했던가? 이회창씨가 몇 차례 강연을 하고 인터뷰를 한 적은 있다. 그것뿐이었다. 마음속으로 나라를 걱정했겠지만 진정한 애국은 지갑과 손발로 하는 것이다. 나라의 되어가는 꼴은 이회창씨가 애국운동의 지도자가 되기를 요구했으나 그는 국가와 역사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 수도승처럼 실내에 칩거하여 독서에 매진해오던 사람이 왜 출마를 해야 하는지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 이회창 후보의 낙선엔 김대업의 엉터리 폭로와 이를 응원했던 어용방송이 크게 기여했다. 正道언론과 애국인사들은 김대업식 거짓선동을 수도 없이 비판했다. 그런데 왜 피해 당사자인 귀하는 KBS 등 어용방송과 당시의 노무현 캠프, 그리고 김대업을 상대로 싸우지 않았던가? 귀하의 권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은 싸우는데 왜 당사자는 싸우지 않았던가? 자구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국가를 위기로부터 구할 수 있는가?

3. 한나라당 당원의 신분으로 왜 한나라당 경선에 출마하지 않았던가? 이명박 후보한테 승산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질 게임은 피했다가 탈당하고 출마한다면 이는 사실상 경선 불복이다. 이인제씨의 경선 불복으로 대선에서 패배했던 귀하가 똑 같은 불복으로 보수세력을 분열시킨다면 귀하는 한국 보수세력의 천적이란 말인가?

4. 이회창씨의 최근 발언으로 미뤄 그가 출마의 명분으로 삼을 것들은 대강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 이명박 후보의 기회주의적인 대북 및 안보 자세와 경제제일주의에 대해서 맹렬하게 비판한다. 안보제일주의의 기치를 대안으로 내건다.
둘째, 선거기간중 이명박 후보와 단일화를 할 것임을 약속한다. 보수세력의 分進合擊이다. 예컨대 투표 1주일 전 마지막으로 공개되는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에 지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셋째, 살신성인의 각오를 천명한다. 선거기간중 있을지도 모를 이명박 후보에 대한 테러에 대비하여 자신이 일종의 스페어 후보로 등록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한나라당이 선거 기간 전에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후보 有故時 대체 후보를 낼 수 있도록 한다면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5. 선거판의 생리상 일단 후보가 되어 싸우기 시작하면 좀처럼 물러나기 어렵다. 지지자들이 가만 두질 않는다. 본인도 비록 여론조사가 불리하게 나와도 종국엔 자신이 승리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 단일화나 자진사퇴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들에 의한 단일화가 일어날 수 있다. 투표일을 1주일 남겨놓고 발표되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이회창 중 앞서가는 사람을 밀어주자는 생각이 확산될 것이다. 이때도 두 사람의 표차가 비슷하면 몰아주기가 어렵다.

6. 이회창씨가 출마를 선언하면 이명박씨로 가 있는 박근혜씨 지지자들중 상당수가 이탈하여 이회창 지지로 돌 것이다. BBK 사건의 파괴력도 강해진다. 이회창, 박근혜 지지자들이 여권보다 더 강하게 BBK 사건을 물고 널어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이명박 후보는 내우외환을 만나 사면초가로 몰릴 것이다.

7. 긍정적인 면도 있다. 독주상태에서 안심하던 이명박 후보를 긴장시켜 이명박, 이회창 두 사람이 메인 게임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면 정동영, 문국현 같은 후보들은 마이너 리그 선수처럼 작아질지 모른다. 국민들의 관심이 두 李씨 싸움으로 집중되면 두 사람이 투표에서 1, 2등을 차지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우파가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좌파가 종식되고 정치판이 총선을 거치면서 보수 양당 구도로 재편될 수도 있다.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 후보는 36%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2위는 김영삼 후보로서 약28%, 3위는 김대중 후보로서 약27%였다. 현재 약55%의 지지율을 보이는 이명박 후보는 산술적으론 20%의 지지율을 빼앗겨도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8. 이회창 후보는 이명박 지지로 가 있는 옛 박근혜씨 지지층을 빼앗아오기 위하여 이명박 후보의 이념적 기회주의성을 맹공할 것이다. 두 이씨 사이엔 주로 대북 및 안보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이는 선거의 역사적 의미를 분명히 할 것이다.

9. 한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이회창 변수가 튀어나오게 한 것은 노무현-김정일 회담 이후 더욱 어정쩡해진 이명박씨의 대북노선이다. 이명박씨의 성패는 이회창씨의 대북엄정론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이회창씨가 걸어오는 이념논쟁에 대한 반발로 더 왼쪽으로 가버리면 35%나 되는 선명보수층의 대거 이탈로 지지율이 急落할 것이다. 이명박씨가 좌파를 상대로 한 이념논쟁을 피했다가 우파끼리 이념논쟁을 벌이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 좌파를 상대로 한 쉬운 게임을 피했다가 선명 우파를 상대로 한 불리한 이념논쟁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면 이명박 후보는 벼랑에 설 것이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No.41
200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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