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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김동길과 조갑제

세상이 취했어도 말은 깨어있어야 한다

안팎으로 세상이 많이 시끄럽다.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꼬이지 않은 부분이 없을 만큼 사회도 정치도 혼란스럽다. 어느 몸짓 어느 주장이 옳은지 분간조차 할 수 없는 몸짓과 주장들이 난무한다.

한나라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만 보아도 도무지 그 실체를 알 수없는 요령부득의 주장들이 봄철 꽃가루 날리듯 한다. 민주당에서도 무슨 연유인지 오뉴월 염천(炎天)을 앞에 두고 장외투쟁에 열을 올린다. 무슨 속셈들이 있어 서로가 알 수 없는 선문답 같은 주장들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어떤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지금 이 정권은 독재정권이니 국민들은 들고 일어나라고 선동한다. 북한과 입을 맞춰도 보통 맞춘 것 같지가 않을 정도다. 같은 맥락에서 각 대학의 교수들도 덩달아 무슨 시국선언이라는 것을 하면서 지금의 이 상항이 민주주의의 위기상항이고 이 정권은 독재정권이기 때문에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던가?

교수들이 기회만 있으면 거리로 튀어 나온다면 연구실은 누가 지키고 있어야 하는지 나라의 장래가 암담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얼마 후 서울대 총장이 하는 말씀은 그런 교수의 숫자는 얼마 안되니 걱정할 일이 아니라 하여 여간 다행이 아니라 여겨졌다.

또 얼마 전에는 1988년부터 법원 내에 <우리법연구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을 해 왔다는 어떤 대법관이라는 사람은 판사들이 절차와 규정을 지키는 경우는 합리적인 상황에서나 할 일이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는 보도도 본적이 있다. 4.19와 6월항쟁이 언제 법절차를 따졌느냐고 하면서 말이다. 16대 총선직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여당의석을 늘리려고 이와 비슷한 논리로 시민단체를 총선에 개입시킨 적이 있다. 이때 일부 시민단체들은 멋도 모르고 홍위병처럼 행세하면서 선거법을 무자비하게 짓밟은 적이 있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죽창을 든 노조의 시위꾼들 앞에서 경찰이 공포에 떠는 모습도 보았다. 노조간부들이 어리석어도 한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노동운동을 하더라도 고기는 물을 떠나 살 수 없다는 논리쯤은 체험하지 않았을까도 싶은데 스스로가 국민적 분노와 적대세력만을 키워가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지금 한창 쌍룡자동차회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만 보아도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정논(正論)으로 맞서 국민들의 갈 길을 밝혀주는 의인(義人)들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역사적으로 의인들이 언제나 있어 역사의 횃불역할을 해 왔다. 난(亂)이 끝나면 결국 논공행상에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정치적 현실을 알면서도 충무공 이순신장군은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그리고 백면서생의 홍의장군 곽재우는 역적의 누명을 쓸지도 모를 위험을 무릅쓰고 주저함이 없이 전쟁터로 나갔다. 충무공은 전쟁터에서 죽기를 각오 했고 홍의장군은 전쟁이 끝나자 마자 산속으로 몸을 숨겼다.

죽기로 싸우자는 주전논자들과 맞서 찢어진 항복문서를 주워 조각조각 붙이면서까지 외로운 투쟁을 해온 최명길과 아무 누구도 선뜻 나섬이 없이 뒷걸음질만 칠 때에 마음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피할 수 없는 구국의 길이기에 할 수 없이 삼전도 비문을 찬(撰)한 이경석(李景奭) 또한 삼학사와 더불어 우리의 영원한 역사의 표상으로 떠받들어야할 의인이 아니겠는가?

온 나라 안팎이 아무런 준비나 전략도 없이 개화의 물결에 휩쓸려 출렁거릴 때 최익현은 도끼를 어깨에 메고 대궐문 앞에 엎드려 서양오랑캐와 일본오랑캐가 무엇이 다른가로 울부짖었다. 이 사건으로 구속 유배되었던 그는 을사늑약을 보고 의병운동을 일으켜 투쟁하다가 결국은 또다시 일본인의 손에 의해 대마도로 유배되자 단식투쟁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순절이다. 이런 분이 의인이 아니고 누가 의인인가?

지금까지 말한 모든 분들은 요즈음의 좌파적 시각으로 보면 모두가 속된 표현으로 당대의 보수 꼴통들이다. 이 시대 보수 꼴통의 대표적인 인물을 예로 든다면 단연 김동길 교수와 조갑제씨를 들 수밖에 없다.  그 흔한 지식인들이 모두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이 두 분은 단 한 순간도 자신의 긴장을 풀지 않고 가장 적절한 때에 가장 적절한 말로 국민들을 계도하고 있다. 요즈음의 시국에 대해서도 서슴없는 바른 말을 쏟아 낸다.  

김 교수는 “이 나라에는 법은 없고 있는 것은 감정과 동정뿐인가”로 시국을 진단한다. 조 씨는 “반역세력과 싸울 줄도 모르는 한나라당은 영혼이 없는 존재인가”라는 말로 이 정권의 무능을 비판한다.

때로는 말 실수도 없지 않아 수도 없는 네티즌으로부터 몰매도 맞는 것을 본다. 그러나 자신의 소신대로 남들이 감히 하지 못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 우리나라는 희망이 있는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김중위
고대 초빙교수/초대 환경부장관

61호
2009.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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