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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긍정과 감사로 산다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

  망구(望九) 나이가 되어서 여러 모임에 나가보면 나보다 연장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연륜이 쌓이면 후진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요소들을 지녀야 함에도, 헛나이만 먹은 것 같아 모임에 나가는 것이 주저로울 때가 있는데, 한편으로는 ‘보기가 좋다’ 고 부러워하는 이도 있으니 헷갈리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나는 각종 모임에 가급적 참석을 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혀 자주 나가본다.
  그것은 샤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하며, 두려움을 물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는 충고의 말에서 용기를 얻은 바 크다. 모임에 나가보면, 흔히 “어떻게 그리 건강하냐? 무슨 비결이라도 있느냐?” 하는 질문을 받게 된다. 그것이 그리 싫지는 않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지를 뻔히 알면서도,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고마워서 신에게, 조상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뾰족한 비결에 대해 집어서 말해줄 만한 답을 갖지 못한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건강관리나 장수생활에 무슨 비결이 있으랴. 굳이 말하라고 하니,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지난날 직장생활을 할 적까지만 해도 그리 건강하지 못하고 빼빼한 편이었다. 간혹 두통 증세가 있어 뇌선(뇌신) 약을 먹고, 위장이 좋지 않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하였다. 병원에서는 ‘신경성 위장염(또는 위궤양)’이란 진단을 내려 치료를 하였다. 때로는 보약을 겸한 한약통을 지고 다니면서 복용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년퇴임을 하고 나니 그렇게 괴롭히던 위장병이 아무런 치료를 않았음에도 거짓말처럼 낫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신기할 정도였다. 지난날 의사가 진찰 후에 내린 병명에는 꼭 ‘신경성’이란 접두사를 붙였는데 당시에는 ‘위장염’이면 위장염이지, ‘신경성’은 무엇 때문에 붙이는가 싶어 불만이었다. 그러던 게 위장병이 낫고 보니, 신경성이란 접두사를 붙인 병명은 명진단이라고 감탄이 되었다. 퇴임 후엔 신경 쓸 일이 사라짐으로써 위장병이 저절로 사라졌으니 신경성이었던 게 분명하지 않은가?
  되돌아보면 직장생활엔 얼마나 신경 쓸 일이 많았던가? 교사일 적에는 학생을 가르치기 위한 학습지도 준비와, 생활지도를 위해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았었다. 교감・교장이 된 후에는 학교 경영 전반에 따른 학생관리, 교직원관리, 학부모관리, 그 밖의 잡다한 업무들로 얼마나 신경 쓰고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았던가? 때로는 뜻밖의 학생 또는 교직원 관련 사고가 발생, 고민하여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였다. 더욱이 교직 말년 무렵엔 전교조까지 생겨나, 교장으로서 필요 이상의 신경을 써야 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퇴직을 하고 나니, 그처럼 신경 쓰던 일에서 완전 해방됨으로써 ‘신경성 두통’이나 ‘신경성 위염’이 자연 치유되어버렸던 것이다. 여기서 나는 건강관리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였다. 건강관리라면 흔히 육체적 건강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만으로는 안 되고 정신적 건강관리가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니, 건강관리는 육체적 관리보다 정신적 관리가 더 앞서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요즘 각 병원에서 환자와의 상담치료를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정신적 쇼크나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 되고, 병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허다히 볼 수 있다.
  정신적 건강을 누리기 위해서는 먼저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아야 하겠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갖도록 하고, 매사에 감사하며 사는 생활태도를 습관화시켜야 하겠다.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지면, 도처에 감사할 일이 많다. ‘人間到處 有感謝事’라고나 할까?
  되돌아보면 고마운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어릴 적 꿈이 선생이었는데, 교사가 되어 40여 년간 교직에 몸담아 정년퇴임까지 봉직하였으니 참으로 고마웠다. 4남매 아들딸들이 하나도 꺾이지 않고 자라, 제각기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2세까지 낳았으니 고맙지 않은가? 선친은 72세, 선비는 92세까지 모실 수 있었으니 이에 더 고마움이 있는가?
  본래의 질문인 ‘건강을 누리는 비결’로 되돌아간다. ‘건강하게 살다 가고 싶다’는 소망은 인간의 본능이다. 장수화시대가 될수록 이 소망은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엔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삶을 성실히 살아감으로써 보람을 느끼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대하고 감사하며 살면, 그 정도에 따라 자업자득의 산물로 복이 돌아오는 것이라 믿는다. 또 육체적 건강은 흔히 인구에 회자되는 쾌식, 쾌변, 쾌면, 세 가지 기본생활 습관 외에 걷기운동 등, 알맞은 운동 하나를 추가하면 건강관리가 절로 이루어져 나간다는 평범한 생각으로 나는 살아가고 있다.
  ‘술향기(酒香)는 백리를 가고, 꽃향기(花香)는 천리를 가고, 사람 향기(人香)는 만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나는 만물의 영장(靈長)인 인간으로 태어나 이제 망구(望九)의 봉우리까지 오르게 된 것을 더없이 감사히 여기면서, 긍정적 생각을 갖고 나름대로의 인향(人香)을 풍기면서 살다 갔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련다.


이 병 수
한국수필문학가협회 부회장


57호
2009.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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