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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민주주의 할 자격 있나?

민주주의는 인내가 필요하다

1941년 12월 7일 일요일 오전 7시55분! 말 그대로 조용한 아침이다. 그날따라 날씨는 쾌청했다. 미국사람들 누구도 자신들이 기습공격을 받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은 미일협상을 진행하는 척 하면서 오랜 준비 끝에 해군의 연합함대로 미국해군기지인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였다. 영화 <진주만>을 통해 본 것처럼 진주만은 문자 그대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두시간에 걸친 공격으로 정박해 있던 거함(巨艦) 애리조나호와 웨스트버지니아호를 포함한 8척의 전함이 침몰하고 200대에 달하는 항공기가 파손되었다. 2천명이상의 해국병사와 400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사망하고 1,300명이 중경상을 입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에 루스벨트대통령은 그 다음날 “진주만을 잊지 말자(Remember, Pearl Harbour)"라고 선언하면서 의회에 대일(對日)선전포고에 대한 승인을 요청하였다. 미국국민 누구도 진주만 기습사건에 대하여 분노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훗날 일본계미국인을 일정지역에 소개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일본에 대한 적대감정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미국의회에서 상원은 대일선전 포고에 대하여 만장일치로 승인을 해주었으나 하원에서는 388대 1로 통과시켰다. 한 표의 반란이 있었던 것이다. 반전주의자인 몬타나 출신의 공화당의원 지넷 p. 랜킨(Jeannette Pickering Rankin)이라는 걸출한 여성의원에 의해서였다.

온 국민이 일본의 기습공격에 치를 떨면서 타도 일본을 외치는 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그 기세등등한 분노의 바다 한복판에서 대일선전포고를 반대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까?

의회 의원이면 누구나 자신의 신념대로 표결에 참여하여 반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웅변으로 우리에게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온 국민의 성난 민심을 거스리고 그 하원의원은 반대표를 던졌지만 미국국민 어느 한 사람 그 의원에 대하여 반역자라거나 비애국자라거나 하면서 돌팔매질은커녕 눈 흘긴 사람도 한사람 없었다. 오히려 미국현대정치사를 빛낸 역사적인 한 표 즉 <미국의 양심>으로까지 높이 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할것인가?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의 생각이요 행동준칙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이다.

민주화운동을 한 대가(代價)로 받은 훈장을 큼지막하게 가슴에 달고 민주화실천운동가족협의회(민가협)라는 단체를 만들어 뻐기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과 다른 입법을 추진한다고 하여 그 입법을 추진하는 국회의원을 국회 안에서 벌건 대낮에 갖은 욕지거리를 하면서 테러를 감행한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하나? 이번의 테러행위 하나만으로라도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공적은 이미 상실되어야 비로소 민주화가 무엇인가에 대한 해석이 가능해질 것 같은 생각이다. 테러는 민주주의의 적이기 때문이다.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피고가 판사를 협박하고 검사의 수사가 자기편이 되어 주지 않는다고 경찰이 검사실을 쳐들어가거나 걸핏하면 교통법규위반차량을 단속하는 경찰에 삿대질하는 시민의식으로는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는 국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민의식은 어디서부터 연유되는 것이겠는가? 말할 것도 없이 정치다.

정치인들이 폭력을 휘두르면서 법규위반을 일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도 폭력에 대해 무감각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법안이 마음에 안 든다고 국회를 뒤로 한 채 거리로 뛰쳐 나가거나 정당이 정당이기를 포기한 채 이익단체나 시민단체와 합세하여 불법적인 시위에 앞장서는 일이 다반사(茶飯事)로 일어나기 때문에 시민의식도 그와 같이 변해가고 있는 것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다. 시민의식이 그와 같이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병들어 가고 있다는 증좌이기도 하다. 질서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질서는 모든 자유의 어머니다. 질서가 있는 곳에만 자유가 존재할 수 있다. 질서가 무너지고 나면 그와 함께 자유도 민주주의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질서는 어떻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인가? 법이 제 기능을 해야 하는 것이다. 법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무슨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것인가? 법이 제기능을 다하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긴 설명이 필요 없다. 교통순경을 생각해 보면 된다. 교통순경의 손 신호가 곧 법이다. 경찰이 시민들로부터 매 맞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매 맞지 않는 경찰을 만드는 것!  대통령이 해야 할 원초적인 책무다.  


김중위

57호
2009.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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