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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훈수인가 훼방인가

임기가 끝났다고 나라의 지도자가 아닌 것이 아니다. 지도자답게 행동하자

작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떤 모임에서 “잃어버린 50년, 되찾은 10년”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여기서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하기 이전의 대한민국정권 50년은 “잃어버린 50년”이요 자신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통산 10년이야 말로 “되찾은 10년”이라고 역설하였다.

그런데 그는 또 최근에 “이명박정부가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지하자원 관광 노동력 등에서 노다지와 같은 곳이기 때문에 우리가 “살길은 북측으로 가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명박정부를 강권정치로 규정하면서 “민노당과 민주당이 굳건히 손잡고 시민단체들과 광범위 한 민주연합을 결성하여 이 정부의 역주행(逆走行)에 대한 저지 투쟁”을 벌리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귓가로 듣고 넘기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50년의 우리 역사가 어찌하여 “잃어버린 50년”으로 또 지난 10년은 또 무슨 연유로 “되찾은 10년”으로 평가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부터 따져 보자. 일제의 수탈과 북한이 일으킨 6.25전쟁의 폐허 위에서 온 국민이 자유와 민주주의와 경제적 부흥과 산업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 끝에 이룩한 오늘의 번영을 어떻게 “잃어버린 50년”이라 폄훼할 수 있는 것인가? 자신과 그 후임대통령의 집권 10년을 되찾은 10년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되찾았다는 것인가?  1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대북(對北) 퍼주기로 남은 것은 북한의 핵개발과 주민의 굶주림밖에 더 있는가? 그 퍼주기만 아니었다면 북한은 벌써 개방사회로 방향전환을 했을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과거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북한에 수많은 노동력이 있고 지하자원과 관광자원이 있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러나 어느 누구이건 한발자국의 행보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폐쇄사회에서 그 자원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어느 외국인이 마음대로 북한을 관광할 수 있으며 어느 노동력이 제 마음대로 취업할 수 있으며 어느 인민이 제 마음대로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가?

민노당과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힘을 합해 이명박정부의 강권정치를 타도하자고 했던가? 춧불 집회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정부가 또 아침이슬 노래만 들어도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린다는 이명박대통령이 강권정치를 한다고? 소가 웃을 소리다. 민노당이야 이미 종북(從北)주의자들 때문에 탈당한다고 팔을 걷고 나간 사람들이 있을 정도이니 그 정당의 속사정을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도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 피를 흘려 왔던 정통야당인 민주당보고 그런 민노당과 힘을 합치라고 하였다니 그 마음속 참뜻은 무엇일까? 한걸음 더 나아가 시민단체와 힘을 합하라고 한다면 어떤 시민단체를 지칭하는 것인가? 민노당과 힘을 합치라는 의도대로라면 이적단체(利敵團體)로 판명된 무슨 실천연대와 역사왜곡으로 이름 나 있는 친북의 전교조와 반미운동으로 명성이 자자한 각종 참여단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렇다면 종북주의자와 이적단체와 친북 반미세력이 대동단결하여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항하여 투쟁을 벌리라는 주문이라고 해석될 수밖에는 없다. 너무나 끔직하고 너무나 섬뜩하다. 올바른 판단력이라 보기가 어렵다.

남북관계를 파탄시키려는 측은 분명히 북한인데도 대한민국정부의 책임으로 몰고 가는 저의는 무엇인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간의 대화경색은 이유없이 우리 금강산관광객 한사람을 북한측이 사살시킨 한발의 총성으로 빚어 진 사태가 아니던가 말이다. 북한 주민을 도탄에서 구할 생각은 접은 채 무조건적인 친북정책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이 탄 노벨평화상의 위상만 높이려는 속셈이 아닌가 해서 여간 불쾌 하지가 않다.

현직 대통령만이 지도자는 아니다. 전직 대통령도 분명히 지도자다. 그런 지도자가 기회 있을 때마다 제 나라의 역사를 평가 절하하고 국민을 네 편 내편으로 편을 가르고 북한 돕는 작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과연 온당한 처사인가를 세상 사람들한테 한번 물어 보고 싶다.

전직 대통령들이 훈수를 하지는 못할망정 훼방이나 놓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김중위
고려대 초빙교수/초대환경부 장관. 4선국회의원

54호
200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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