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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워야 한다

속이는 것은 정상적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짜가 정상인 나라라면 무언가 기본이 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워야 한다. 나라의 기본이 어떠하기에 바로 세워야 한다고 하는가? 가짜박사, 가짜총장, 가짜교수, 가짜교사, 가짜강사, 가짜선생, 가짜학생, 가짜전문가, 가짜승려, 가짜목사, 가짜의사, 가짜약사, 가짜회사, 가짜사장 가짜노동자, 가짜그림, 가짜화가, 가짜가수, 가짜저서, 가짜상표, 가짜상품, 가짜식품, 가짜투사, 가짜시민운동가, 가짜 민주주의,  가짜 정당••••

이런데도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외치는 소리가 잘못된 것인가? 연일 터져 나오는 가짜 박사학위 수여자의 이름을 보면서 나라와 사회의 시스템이 고장 나도 한참 났다고 할 수밖에 없어 하는 얘기다. 가짜 졸업장과 가짜 학위를 앞세워 내노라 하면서 사회적 명성과 인기를 한 몸에 받기까지의 사회망(社會網)은 어떤 형태로 존재했으며 또 그 동안의 행적을 우리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어떤 이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회에 그 책임을 떠넘기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사회가 학벌위주로 짜여져 있어 그럴 수밖에 없다면 표절논문과 갖가지 표절작품의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것은 한국사회가 명예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라 설명하면서 명예를 우습게 아는 사회로 다가 가야한다고 말할 것인가?

이렇게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이야 어느 나라에서나 있는 일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런 나라는 모두 후진국이다. 우리나라가 아직도 후진국이라고 생각한다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라도 우리를 한번쯤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되돌아 보자는 얘기다.

나라와 사회의 기본을 제대로 정립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무역대국으로 치솟는 고속성장을 한들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 선진국이 못 된다는 얘기는 무슨 말인가? 나라 안에서는 국민들의 인격적 삶이 어렵고 나라 밖으로는 어울려 인류문화를 논할 수 없음이다. 그래서 나라의 기본을 다시 세우자는 얘기다.

김진홍 목사가 하루도 빠짐없이 보내주는 두레 뉴스에서 읽은 얘기다.  어떤 미국학자로부터 한국사람은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고 푸념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한국학생을 강의실에서 만나 대화를 해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논문이나 리포트를 써 오라고 하면 아주 수준급이어서 조사를 해보니 거의가 다 남의 것을 베낀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한국사람을 믿지 않기로 했다는 얘기다. 말하자면 모두가 표절이요 짝퉁이요 가짜라는 것이다.

얼굴이 화끈거릴 일이다. 나라의 기본이 제대로 서 있지를 않으니 어떻게 달리 변명할 길이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라의 기본을 어디서부터 바로 세워야 하는 것인가? 정치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정치가 바로 서지 않고 있는데 무엇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인가?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아는 것부터 고쳐나가지 않으면 나라가 바로 설수가 없다. 정치는 정(正)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 집권을 했으면 당연히 똑같은 정당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 재집권하려는 노력이 있어 겨우 정치의 기본이 서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정치의 기본이다. 국민들이 지지해준 정당을 박차고 나와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여당행세를 했으면 바로 그 정당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상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또다시 인기가 전보다 못해지자 도로 민주당격인 가짜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와 국민의 지지를 얻겠다고 하니 결국 가짜 박사로 대학교수에 재임명 받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말하자면 눈속임으로 재집권하겠다는 속셈이 아니겠는가? 가짜가 왜 나쁜가? 남을 속였기 때문에 나쁜 것이다. 정치인이 국민을 우습게 보고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다. 결국 법원으로부터도 가짜라고 판명되지 않았는가? 정치를 국민이 믿을 수 없게 만든 중죄(重罪)를 저지른 것이다.

백성과 군주와의 관계를 물과 배로 비유한 걸출한 임금인 당(唐)태종이 어느 날 믿을 수 있는 부하인지 아닌지를 가리기 위해 속임수를 써보라는 책사의 말을 듣고 일갈을 한다. “군주가 속임수(詐術)를 쓰면서 어떻게 아랫사람의 거짓을 벌할 수 있단 말인가?”

“믿음을 줄 수 없으면 변해도 소용없다” 이것은 텔레비전에서 매일 볼수 있는 어떤 은행광고다.
      
김중위
사상계 편집장 전 환경부장관/국회의원

39호
20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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