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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작은 행복: Le Couple

르 쿠플(Le Couple, 불어로 부부)은 후지타 류지(藤田隆二 G、작곡)와 후지타 에미 (藤田恵美 Vo、작사)의 듀엣으로 1994년 데뷔 당시 이미 30이 넘은 싱글도 아닌 부부, 더욱이 음악 자체도 평이하고 소박하게 보인다는 문제로 별 주목을 못 받는다. 그러나 1997년 그들의 대표곡 ‘ひだまりの詩(양지의 시)’이 드라마 주제가로 채택되면서 싱글 판매고 180만장을 기록, 일본 레코드 대상 ‘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고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등, 그들의 음악은 일본 전역에 알려진다.

이 곡의 영어 버전인 ‘Wishes’가 CJ 백설 광고에, ‘True Colors’는 두산 위브의 CF에, ‘From a Distance’가 삼성 에버랜드 CF에 쓰이는 등, 방송에 자주 사용되어 한국에서도 익숙하다. 이들의 음악은 일본에서도 TV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는데 그것은 그들이 담아내는 정서 때문이다.

데뷔 당시, 르 쿠플의 음악을 일본에선 뉴 뮤직(New Music)이라 불렀다. 뉴 뮤직은 당시 미국에서 형성된 어덜트 얼터너티브 팝/락(Adult Alternative Pop/Rock, 한국과 일본에선 Adult-Oriented Rock, 즉 AOR이라 부른다)의 일본판을 지칭하던 말이다. 징글쟁글 팝, 포크(특히 70년대 싱어송라이터의 시적 전통), 초창기 락&롤, 또는 무드 중심의 트립합 등, AOR이란 이름아래 동원되는 스타일은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성을 넘어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성인지향성이다: 세련된 음악적 표현, 락의 격렬함과는 다른 부드러운 정서, 뭔가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음악.

르 쿠플의 곡은 통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아코디언 등의 어쿠스틱 악기로 이루어진 소편성의 구성이 일반적이며, 비트감이나 전자음의 강조는 보기 힘들다. 어쿠스틱 악기와 소편성의 특징은 멜로디 표현에 강하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르 쿠플의 음악은 민요적이며 소박하고 평이하게 들린다. 그러나 그들의 음악은 보기만큼 단순하지 않다.

컨트리, 아일랜드 민요, 오키나와 민요, 보사노바, 샹송 등, 르 쿠플이 동원하는 스타일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들이 부르는 보사노바는 보사노바가 아닌 르 쿠플의 사운드로, 샹송과 오키나와 민요 역시 그들만의 음악으로 바뀐다. 그것은 이러한 난해하다면 난해한 스타일에서 오랜 세월 다듬어진 멜로디 형식만 빌려와 세련되면서도 사귀기 쉬운 음악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그들의 음악을 ‘공기같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멜로디에 담긴 정서는 ‘작고 예쁘다.’

이들의 음악에 ‘사건’은 없다. 격앙된 분노, 가슴이 터질 듯한 기쁨 같은 대문자의 감정은 이들의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이 노래하는 것은 작은 행복이다. 어릴 때는 삶이 대단할 것처럼 보인다.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이며, 나는 세상의 중심에 서있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사는 것은 평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문자의 행복이나 불행이란 단어는 영화에나 있는 것이다. 일상은 회색 빛이다. 그리고 그것을 살만하게 하는 것은 너무도 작아서 남에게 말하기도 창피하지만 나에겐 무엇보다 소중한, 작은 기쁨들이다.

‘ひだまりの詩’와 ‘Wishes’의 경우, 전자는 지금은 만날 수 없는 과거의 사랑을 생각하며 그 사랑의 기억이 세상을 살 수 있는 힘이 된다는 내용이며, ‘Wishes’는 별을 보며 언젠가 올 미지의 사랑에 대한 기원으로, 어디나 나올법한 진부한 내용이다. 주제뿐 아니라 곡 역시 알기 쉽고 잔잔한 멜로디가 강조되어 평범하게 느껴진다. 그들 음악의 정서 역시 누구나 느꼈을 법한 평범한 것으로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 친숙함이 이들 원앙부부의 음악을 듣는 잠깐 동안이라도 삶의 따스함을 느끼는 이유이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

추천앨범: 10年物語~All Singles of the decade and more (2004)

이석우 cura_lee@hotmail.com

9호 (200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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