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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전통의 세계화: Madredeus


1987년 결성 이래 10여 장의 앨범을 낸 마드레데우스(Madredeus)는 매 앨범마다 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왔다. 50만 장이 별거 아닐지 모르지만 경상북도보다 작은 면적에 인구 1천만의 가난한 나라 포르투갈에서 팬 대다수가 외국인이 아니고서는 생각하기 힘든 수치로 영어가 아닌 포르투갈어로 불려지는 음악이 그런 위업을 이룬 것은 음악적 매력과 언어를 뛰어넘는 보편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마드레데우스는 포르투갈의 전통음악인 파두(fado)의 재해석을 위한 프라젝트로 시작한 그룹이다. 미국음악이 블루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처럼 포르투갈 음악은 포르투갈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하는 파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파두 역시 포르투갈이란 맥락을 벗어나서는 무력해진다. 설명될 수 없는, 느끼고 경험하는 음악인 파두는 그 음악이 해석될 수 있는 전통에 메일 수 밖에 없었고 영미음악의 영향으로 전통을 잊어가는 포르투갈 젊은이들과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마드레데우스의 목표는 파두를 그 전통 밖에서도 이해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마드레데우스는 파두의 리듬을 파두를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바꾼다. 이들 음악의 전형적인 편성은 하나씩의 포르투갈 기타와 클래식 기타로 이루어진 파두의 기본편성에 곡의 신디사이저로 만들어진 리듬 패턴과 텍스처를 보태고 그 패턴에 깊이를 더하는 첼로와 아코디언이 추가된 구성으로 단순하면서 아름답고 우아한 리듬을 만든다. 어법상으로 파두보다는 실내악과 팝에 더 가까운 이들의 음악은 어둡고 드라마틱한 전통적인 파두보다 더 쉽게 이해되며 밝고 부드럽다. 그러나 마드레데우스의 음악은 여전히 파두이다.

마드레데우스 음악의 캐릭터는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여성이다. 신, 사랑, 운명 등 그녀가 기다리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이쿠(俳句)만큼이나 상징적인 이들의 가사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느끼기는 힘들다. 중요한 것은 대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없는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한다는 것(saudade)이다.

‘한(恨)’이란 단어만큼이나 번역하기 곤란한 ‘소다데(saudade)’란 말은 어떤 것에 대한 갈망과 상실을 동시에 표현할 뿐 아니라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슬픔과 절망은 물론 그것을 얻으려는 희망과 얻었을 때의 기쁨까지 모두 포함하는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감정을 가리킨다. 소다데는 항상 부족하고 피곤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던 리스본 뒷골목 하층민의 음악이었던 파두의 기본정서이다. 그들은 미국 흑인들이 블루스를 부르던 것과 마찬가지로 삶의 고단함을 음악으로 물질화하여 객관화함으로써 기분을 풀고 싶었던 것이다. 슬프고 우울한 블루스처럼 삶은 슬픈 운명이라 말하는 파두 역시 내일의 행복을 말하는 음악이다.

파두 공연은 정적이다. 검은 옷을 입은 가수가 연주자들 앞에 서서 어떤 움직임도 없이 노래할 때 관객 역시 어떤 소음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공연장엔 오직 음악과 그 가수가 전하는 소다데(suadade)만 있어야 하며 가수의 몸무게가 얼마이고 머리 모양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없다. 공연은 가수가 소다데를 제대로 표현했는지 관객이 그것을 느끼고 정서적으로 순화되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된다. 듣는 이의 묵은 감정을 배출하고 정화하는 정서적 카타르시스 때문에 파두는 기분 좋을 때 들어도 좋고 슬플 때 들으면 더 좋은 음악이다. 마드레데우스의 음악은 기법적으로는 파두가 아니다. 그러나 마드레데우스의 보컬 테레사 살구에이로(Teresa Salgueiro)만큼 소다데를 표현하는 이는 드물다.

좋은 음악은 언어를 초월하지만 이해할 수 있을 때 그러하다. 소다데는 분명 보편적 정서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음악 역시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야 보편적이 된다. 마드레데우스는 파두의 전통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클래식과 팝의 어법을 결합한 대안을 제시하여 세계를 감동시킨 것이다.

추천앨범: Existir (1990)

23호 (2006.4.29)

이석우 cura_l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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