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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신의 아이: 鬼束ちひろ (Onitsuka Chihiro)

2000년 데뷔 싱글부터 오리콘 차트 1위로 시작하여 첫 앨범 판매고 1,344,726장, 같은 해 '일본 레코드 대상 작사상' 수상, 다음해 '일본 골든 디스크 대상 Rock Album of the Year' 수상 등, 1999년 고교졸업과 동시에 상경한 오니츠카 치히로(鬼束ちひろ)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모두를 압도하는 노래'라는 그녀의 바램처럼 그 다음해 일본 젊은이들의 우상이 된다.

음역이 넓고 성량이 풍부한 치히로의 가창력은 동세대의 일본 가수들 중에서 단연 발군이며 그녀의 곡들 역시 J-Pop답게 아름다운 멜로디로 구성되지만 그녀의 음악은 일본 가수답지 않게 허스키하고 무거운 그녀의 음색만큼이나 어두우며 우아함이나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그녀의 음악은 그 어두운 톤의 조금씩 다른 변주일 뿐이다. 다양한 선곡은 앨범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는 상식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음악의 메시지가 오리지널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음악적 단조로움은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된다.

'나는 말로부터가 아니면 곡을 만들 수 없다'는 치히로의 음악은 70년대 미국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처럼 멜로디와 편곡이 단순하게 구성되어 보컬과 보컬이 전하는 메시지가 음악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어진다.

나는 신의 아이
그러나 이 썩은 세상에 떨어졌다.
여기서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지?
이런 것을 바라고 태어난 게 아냐.
바람에 쓸리는 걸음 걸음
쓰러지려 해도 나를 감싼 사슬이 그러면 안 된단다.
마음을 열고 세상을 보려 해도 흐릿한 느낌뿐
나는 아직도 사는 게 서툴다.

베토벤의 곡에 빗대어 ‘월광 소나타’라 불리는 치히로의 대표곡 ‘월광(月光)’의 가사이다. 가장 관심 있는 대상이 ‘인간’이라는 그녀에게 삶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다. ‘젊음’은 아름답다고 하지만 그 시간을 보내야 하는 당사자에게 젊은은 어수룩함과 자신은 그 무엇도 아니라는 불안과 동의어일 뿐이다. 무엇인가 얻고 싶고 되고 싶지만 현실에 비해 소망은 언제나 너무 크다. 나이를 먹는 것은 작게 바라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변해가는 자신도 바램을 채워주지 않는 세상도 사랑하기엔 너무 낯설다. 그러나 자신과 세상을 자조적으로 보는 것은 세상에 별로 바랄 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 중년의 시니컬한 우울함과는 다르다. 아직도 살아온 날보다는 살 날이 더 많은 20대에 어울리는 것은 현실에 대한 분노와 좌절을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으로 그 호소의 절박함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그녀의 음악이 감동을 줄 수 있고 한 세대의 대변자가 되는 이유이다.

음악을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보는 것은 70년대 미국 싱어송라이터들의 접근법이다. 상업적인 시스템에선 자신들의 정치적, 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힘들었던 그들은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음악을 스스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운동이 없는 21세기를 사는 치히로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그녀가 좋아하는 90년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들처럼 개인적이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내 남자친구가 어쨌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레벨이 아닌 삶에 대한 근원적 느낌으로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에 깊은 울림이 되어 우리에게 심어지는 것이다.

추천앨범: ‘Insomnia(2001)’

15호 (2005.11.15)

이석우 cura_l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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