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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미성의 온기: Kokia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의 일본가수로 꼽히는 코키아(Kokia, 吉田亞紀子, 1976년생)가 처음 인정 받은 곳은 일본이 아닌 외국이었다. 데뷔곡이 타이틀로 채택된 드라마가 방영된 것이 계기가 되어 1999년 홍콩의 그래미 상에 해당하는 국제유행음악대상 3위에 오르고 2002년 대만에서의 신년 콘서트에 12만 명을 동원하는 등 중국어권에서 처음 인기를 얻고 그녀의 곡이 채택된 애니메이션과 게임 OST, 시세이도나 스바루 등의 해외광고로 동남아는 물론 유럽에도 알려져 2006년 메이저 소속 가수로는 처음으로 파리에서 공연을 갖는다.

금속재질의 현이 내는 밝고 우아한 고음과 목질의 공명이 만드는 따뜻한 무게감이 어우러진 바이올린 소리처럼 소프라노의 맑고 가벼운 음색에 비음이 섞여 온기가 느껴지는 독특한 음색, 스튜디오보다는 공연장이 더 어울리는 풍부한 성량, 소프라노의 기본음역인 2옥타브에 평상톤보다 1옥타브는 더 내려가는 넓은 음역과 음역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성량을 조절하는 가창력 등 코키아의 음악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그녀의 보이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목소리만으로도 들을 가치가 있다고 말해지며 국내에서의 낮은 지명도에도 데뷔 때부터 광고와 OST에서 선호되어 왔다.

지하철이나 버스의 안내방송에 성우를 쓰는 것은 예쁜 목소리보다는 사무적이기 쉬운 안내 멘트에 온화함, 상냥함을 담는 성우의 연기 때문이며 그러한 정서적 연기가 그들의 목소리를 예쁘다고 느끼게 한다. 마찬가지로 코키아가 일본에서 가장 미성의 가수로 꼽히는 것 역시 성우의 연기처럼 보이스의 정서적 호소력 때문이다.

코키아의 음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수평선까지 탁 트인 푸른 하늘(‘そら’), 드넓은 초원(‘そよ風が草原をなでるように’), 한없이 넓은 바다(‘花’), 조용히 흐르는 강물(‘River’), 잔잔한 호수에 퍼지는 파문 등의 풍경이 그려지는 곡들로 ‘song bird’란 데뷔앨범의 이름에 걸맞는 하이톤의 미성이 강조되며 정서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단순한 만큼 아름다운 이미지를 그리는데 효과적이다. 그러한 곡들은 피곤한 일상을 잊고 세상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리는 여유를 준다.

두 번째는 코키아 자신이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Remember the Kiss’나  ‘I believe ~海の底から~ ‘와 같이 현실 밖의 아름다움보다는 복잡한 현실을 그리는데 적합한, 음역과 정서의 폭이 넓은 곡들이다. 16살에 쓴 처녀작인 ‘ありがとう(고마워)’는 중학교시절 아는 사람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에 있을 때 집에서 보낸 편지를 받고 느낀 가족의 소중함을 표현한 곡으로 일본에선 장례식에 쓰고 싶은 곡 베스트로 꼽힌다. 그 외에도 혼자 쓸쓸하게 생일상을 차리면서 가까운 이들의 의미를 깨닫는 내용의 ‘Happy birthday to me’나 모든 게 무의미하고 더 버틸 힘이 없다고 생각될 때 옛날 사진첩을 보면서 지금 자신을 있게 해준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떠올리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내용의 ‘かわらないこと~since1976~(대신할 수 없는 것)’ 등에서 코키아는 ‘사는 것이 힘들지만, 괜찮아, 괜찮아.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말한다. 물론 그녀의 메시지는 식상하고 단순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단순함 속에는 그녀의 음악을 들어주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애정이 있다. 그녀가 존경하는 마이클 잭슨처럼 코키아에게 음악은 남을 즐겁게 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주는 것이다(‘with music’).

오페라를 전공하면서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고정된 레퍼토리를 부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던 코키아는 그녀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팝을 선택한다. 그러나 코키아에게 예술은 그녀만의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 예술은 지금, 여기 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사랑이 넘치는 환경에서 자란 코키아에게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나나 남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런 이에게 음악은 즐기는 것이고 타인과의 교류수단이며 그녀의 음악이 갖는 인간적인 따듯함은 사랑 받는 것이 익숙한 만큼 남을 사랑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추천앨범: Remember me (2003)

이석우

42호
200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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