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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makesound의 몰라도 되는 음악상식 (7)

얼마 전 인터넷에서 표절 동영상이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부분 유명한 아티스트들이라 정말 깜짝 놀랐는데… 왜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표절에 대한 시비가 그렇게 많으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건가요?

부끄럽습니다. 한국 음악이 한류라 불리며 다른 나라에 수출까지 되는데도 이런 부끄러운 말들이 없어지지 않다니요. 그리 오래는 아니지만 국내 가요계에서 밥을 먹은 저로서는 정말 부끄럽습니다.

가깝게는 이효리와 브리트니 스피어스 노래의 표절성 논란, 조금 멀게는 일제시대 엔카의 표절부터 현대에는 ‘해변으로 가요’의 저작권 문제, 90년대의 일본음악 표절까지 잊을만하면 다시 나오는 문제입니다.



이효리

브리트니 스피어


표절한 노래를 불렀다고 가수들을 욕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그들도 어찌 보면 피해자 입니다. 작곡가가 만든 좋은 노래를 그들의 음성으로 부르고 앨범을 내고 대중에게는 그 가수의 이름으로 알려졌다고 그들이 주범은 아닙니다. 일단 그 노래를 만든 작곡자나 작사자에게 먼저 돌을 던지시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가수들은 오히려 위로의 말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표절이 뭘까요? 2007년 3월 현재 정확한 법적 기준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90년 초 ‘공연윤리위원회’가 2소절(8마디) 이상 음악적 패턴이 같으면 표절로 인정한다는 기준법을 만들었으나, 2002년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로 바뀐 후 이러한 법적 제도도 사라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저작권자나 대리인과 표절한 당사자끼리의 개인소송만 가능합니다. 그것도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소송을 해도 표절 유무의 시비를 가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송을 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들기 때문에 승소해도 저작료(표절은 저작권 위반의 연장선입니다)가 소송비를 넘지 못해 오히려 막대한 손해가 되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외국의 저작권자가 한국에서 자신의 음악을 표절했다는 것을 알더라도 소송을 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자기가 만든 떡 모양으로 떡 몇 개 만들어 팔아도 본인의 엄청난 이익에 비하면 그야말로 떡값도 안되고 귀찮기만 하니 "그래 벌어먹고 살아라~~"며 방관하는 것입니다.

외국 곡 가져다 표절해도 그 곡을 쓴 원작자나 대리인이 고소를 하지 않는 이상 문제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아무리 일반인이 표절이라며 농담처럼 가까운 경찰서나 군부대에 신고해도 법적으로 처벌 받지 않으니 씨알도 안 먹힌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법의 맹점과 실질적인 이해관계의 타당성 때문에 표절해도 표절한 사람은 (실질적으로) 별 손해를 입지 않으니 2002년 이후 표절곡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위의 ‘8마디 음악적 패턴이 동일~~’이라는 기준이면 정말 표절한 곡이 아니라 판단할 수 있을까요? 사실 8마디라는 것도 애매합니다. 7마디하고 3/4이면 표절이 아니라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준을 이렇게 정해 버리면 정말 4~6마디 같아도 표절이 아닌 게 됩니다.

그러면 좀 강하게 “아예 한 2마디만 같으면 표절이다”라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거의 모든 노래가 표절시비에 휘말리게 됩니다. 표절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는 정말 힘듭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노래가 서로 비슷하고 표절되는 것일까? 흔히 ‘콩나물 대X리’ 라고 하는 음표(음계)는 알다시피 "도래미파솔라시" 7개가 있습니다. 이 음 사이에 시간과 박자를 두고 높낮이를 주어 배열해도 수학적인 경우의 수는 지금까지 나온 음악의 숫자로 이미 넘어섰다고 수학자들은 말합니다.

숫자 45개중 6개를 고르는 로또의 845만분의 1과 같이 비교가 안 되게 낮은 1등 확률도 매주마다 1등이 몇 명씩 나오는 걸 보면 이 7개의 음표로 만드는 노래가 조금 서로 같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확률적으로 보면 표절이 없는 것이 더 이상합니다.


[P3]


그리고 정말 우연히 표절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표절은 선진국 음악을 후진국 음악인들이 따라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후진국의 음악을 선진국 사람들이 따라 하는 경우도 나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거의 우연의 산물이라고 봅니다.



송대관

J.Geils Band


송대관씨의 히트곡 ‘쨍하고 해뜰날’은 미국의 The J.Geils Band 의 히트곡 'Centerfold'와 아주 비슷합니다. 시기적으로 송대관씨의 곡이 먼저이고 그들의 곡이 나중입니다. 그러면 당시 한창 잘 나가던 그 유명한 밴드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한국에 일부러 와서 그 곡을 듣고 따라 한 것일까요? 그렇게 보기는 힘듭니다. 이런 일화를 보더라도 표절은 확률적 우연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로또 1등도 확률보다 너무 많은 당첨자가 나오면 의혹을 사고 조사를 하듯이 확률적으로 가뭄에 콩 나듯 나야 할 표절이 너무 많이 일어나는 게 문제입니다. 이쯤 되면 이제 확률이 아니라 인위적 조작을 의심해야 하고 양심에 어긋난 행동으로 이익을 얻는 사람이 예쁘게 보일 리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에 분노하며 그들의 행동을 세간에 알리고자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겠지요.

제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해 드릴까요? 메신저로 일본 친구들과 채팅을 하면서 서로 자기 나라의 음악을 들려주고 소개받는 것을 가끔 했습니다. 주로 한국과 일본의 차트 상위권 음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었지만 한일 월드컵 이후로 그런 정보교환을 별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부끄럽게도 월드컵 이후에 늘어난 일본음악 리메이크 붐과 바로 이 표절 때문에, 일본 친구들에게 차마 ‘이게 우리나라 음악의 현실이고 실력이다~~’라고 하기는 한국음악의 현실이 너무 초라했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1위부터 30위까지의 노래 중 일본노래를 그대로 리메이크한 것이 10개가 넘고, 5~6곡 정도는 표절이란 게 눈에 보이고, 나머지 노래는 샘플링한 음악이고… 고르고 골라보았자 들려줄만한 건 10곡 정도이고 그나마 수준 있는 일본친구에게 들려줄 만한 음악은 몇 곡 되지 않으니 도대체 소개해 줄 음악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음악을 소개해 달라면 제가 좋아하는 예전 음악 몇 곡 소개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이게 단순히 저만의 이야기로 끝나면 좋은데… 주위의 음악 좋아하거나 음악 하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다 한두 번씩은 이런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과는 상관 없는 일이지만… 여러분 얼굴까지 붉어지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만 표절 시비가 있을까요? 실은 서양이 원조입니다. 기록에 남은 표절 역사를 따라가면 서양음악이 원숙기로 들어가던 ‘바로크시대(1600~1750)’까지 올라갑니다. 그 시대는 르네상스 이후 문화 수준이 올라가면서 음악에 대한 수요가 많아 음악이 대량생산되어야 했던 시대입니다.

그러나 당시엔 한번 연주된 음악을 다시 연주하는 것은 품위 없는 짓이고 종교적으로도 무성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작곡자들은 빠른 시간에 좋은 음악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예술이라는 게 그리 간단하게 머리 속에서 술술 나오는 게 아니다 보니 알게 모르게 서로의 음악을 베끼는 것이 관행이 되었습니다.

지금처럼 CD로 남길 수도 없고 한번 연주되면 바로 폐기처분되니 좋은 곡이 있더라도 들어 본 사람은 소수이므로 표절을 해도 발각될 일은 그리 없다는 이유도 한몫 했다고 하겠습니다. 당시 표절 작곡자로 유명했던 사람이 바로 ‘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헨델이라는 것을 아는 분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음악의 어머니’ 헨델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정착되지 않은 20세기 중반만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만든 곡을 그대로 다시 불러 앨범을 내고, 원래 처음 부른 사람보다 더 인기 있고
잘 알려져 대표곡이 되는 경우는 미국의 팝 음악을 잘 아시는 분들에겐 새로운 일도 아닙니다.

지금이야 리메이크라 해서 보통 십 수년 전에 발표된 음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다른 가수가 다시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때는 오늘 나온 음악을 오늘 베끼는 시대였습니다. (사실 표절보다는 작곡자가 자기 노래를 여러 사람에게 팔았다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표절의 역사는 음악의 역사와 같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럼 외국에선 이 표절을 어떻게 볼까요? 가까운 일본, 그리고 그토록 많은 음악이 만들어지는 미국도 심심하면 터지는 것이 표절 문제입니다. 그럼 그들은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할까요?

미국은 소송의 나라이다 보니 표절 소송도 많습니다. 그러나 일본이나 미국이나 법의 심판보다 더 무서운 것이 대중의 심판입니다. 한번 표절작가로 낙인 찍히면 양심을 문제 삼아 더 이상 그 바닥에 발을 못 붙이게 만듭니다. 한국 연예인의 마약 사건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번 마약으로 낙인 찍힌 연예인은 여간 해서는 재기하기 힘든 것과 비슷합니다. 아니 오히려 마약하고도 뉘우치면 수년 후 다시 활동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다시 음악 활동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앨범의 자켓에 들어간 표절사진 하나만으로 가수 생활을 마감한 이도 있는 걸 보면 법적인 제재가 없더라도 대중에게 찍힌 낙인은 그 어떤 형벌보다 무섭다고 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그토록 많은 표절 논란이 있고 비일비재하게 행해지는 이유를 ‘음악인들의 음악적 실력이 모자라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많은 곡을 찍어내야 하기 때문에 별수없이’라고만 이해하면 안 됩니다.

그들이 그토록 다른 사람의 음악을 표절하고 그러한 행위를 반복하는 이유는 바로 한국의 대중이 바보이기 때문입니다. 바보이니 속여도 속았는 지도 모르고 속았다는 것을 알아도 그냥 항상 어물쩡 넘어가고 다음에 또 속아주는 대중이 있기 때문입니다.

표절을 욕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바보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대중이 똑똑해지면 한국 음악시장의 수준도 올라가는 것이라 보입니다. 물론 나쁜 물건 만들면 소비자 단체에 신고 하듯이 나쁜 음악을 법적으로 신고할 곳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킴이가 되어 마구마구 그들의 비도덕성을 서로 알립시다.

우연이든 의도이든 표절은 표절입니다. 우연에 의한 표절의 당사자는 정말 억울하겠지만 게으름은 변명이 안 됩니다. 물건을 만들어 놓고 재검사를 한 뒤 판매하듯, 음악도 만들어 놓고 철저하게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높은 수준이 우리나라 물건을 세계 최고로 만들었듯이, 한국 음악을 세계 최고로 만드는 건 우리의 책임입니다. 음악 많이 들읍시다 여러분!!


클래식 교향악단을 보면 지휘자 이름이 음반의 앞에 나오는 것이 많은데, 지휘자의 역할이 그렇게 큰가요? 앞에 나와서 지휘봉 흔드는 것을 보면 나는 더 멋지게 지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지휘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저도 어릴 적에 지휘자의 지휘 ‘폼’을 따라 하고 교향곡을 들으면 젓가락 들고 허공에 휘휘 저어대며 흉내 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나 레너드 번스타인, 주빈 메타, 그도 아니면 정명훈, 금난새 씨의 이름은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훌륭한 연주가이거나 작곡자라는 것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라는 것입니다.


카라얀

가끔 TV 교양 프로에서 이 분들의 공연을 봅니다. 그런데 지휘자가 하는 일이란 연주자들 앞에 서서 긴 막대를 휘두르는 것 정도로 인식되고 별로 예쁘지도 않은 남자 엉덩이를 보고 싶지 않은 분들은 바로 채널을 돌려 버립니다. 그럼 정말 막대기 들고 휘두르는 모습이 그들 일의 전부일까요?

음악을 모르는 사람도 그들이 그것만으로 유명하지는 않을 것이라 짐작은 하는데, 정확히 무슨 이유인지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베토벤의 ‘운명’을 똑같은 악보로 똑같은 연주자들이 연주 하는데, 유명한 지휘자가 왜 필요하며, 같은 악단에 지휘자는 왜 그렇게 자주 바뀌고, 지휘자가 바뀌었다고 왜 갑자기 같은 교항악단이 하루 아침에 유명해지는지, 이해가 잘 안 될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같은 음악이라도 가수가 틀리면 느낌이 틀린 것처럼 지휘자가 음악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음악이라도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바로 이점이 지휘자들의 능력이 살아나는 부분이며 지휘자들의 중요한 역할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능력이 필요한 이유는, 음악의 표기 방법인 악보가 소리를 표현하기에 완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컴퓨터가 아닌 사람은 감정이 있고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인 소리의 빠르기와 강약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악보를 표기하는 ‘점점 빠르게’ ‘점점 느리게’ 라는 표현도 사람마다 해석이 다릅니다. 아무리 4분의 4박자 안단테, 포르테 등등의 용어로 자세히 표기해도, 연주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느리게 연주할 수도 있고 더 힘있게 연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악보의 느낌을 지휘자가 어떻게 해석하고 느끼는가에 따라서 연주의 맛이 틀려집니다.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운명’이란 곡의 악보를 보고 자신의 느낌대로 교향악단을 연습시키고 그들의 연주하는 소리를 자신이 생각하고 해석한 대로 느낌을 살리는 것이 지휘자입니다.

‘세계3대 교향악단’이라고 말하는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한 똑같은 곡이 그 유명한 카라얀 때의 느낌과 클라우디오 아바도 때의 느낌이 틀린 것이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베를린 필하모닉

하지만 명 지휘자가 명 지휘자인 것은 단순히 교향악단을 조율하고 음악을 해석하는 당연한 일 이외의 것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훌륭한 연주단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풍부한 지식, 그리고 연주단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여 말 그대로 음악적 하모니(조화)를 이끌어 내는 인품과 존경이 있어야만 훌륭한 지휘자라 말해 집니다.

똑같은 선수 가지고 누구는 월드컵 4강 가고 누구는 16강도 못 가는 축구감독에 비유하면 잘못된 비유 일까요?

마지막으로 짤막한 상식하나 말씀 드리면 세계3대 교향악단 이라고 하면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을 이야기 합니다. 예? 애들도 다 아는 상식이라고요? 이런 이런... 죄송합니다.

makesound@naver.com: 스튜디오 엔지니어 은퇴 후 현재는 인터넷에서 초보 음악인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일을 하고 있음

No.34
2007.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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