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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시] 개골산을 다녀오는 길 - 김미선

하루를 다 챙기고
돌아가는 노을처럼
혼자 돌아가는 발걸음은 쓸쓸하다
겨울 그 싸늘함에 서 있는
철조망 너머 갈대의 가녀린 허리와
바싹 마른 검버섯 피운 풀꽃
휴전선 비무장지대의 갈대는 목이 길다
넘어야 하고 넘어서 만나야 하는
주야사철 기다림에 지쳐있는 갈대여
차라리 북한풍에 알몸으로 혼자 울고 있구나

설봉산 가는 길은 침묵의 길이다
남과 북이 갈라져 반만년 녹슨 바람이다
돌아오는 길은 묶인 신발끈이 말없이 풀어지며
돌아봐도 똑같은 강과 구름이 바람 따라 흐르는데
누가 이 비극의 장벽을 명산 위에 쳐 놓은 것인가
같은 말 같은 피 남에서나 북에서나 같은 한줄기인데
통치마 자락 우리 어머니 입고 시집살이 하던 옷인데
겨울 설봉산은 말이 없다, 웃음이 없다, 대답이 없다

서로 만나 얼싸안고 가슴으로 하나 되어서
동천에 떠오르는 해금강의 붉은 태양을 향하여
반세기 허리 잘린 역사 앞에 눈물로 보낸 긴 세월
황장목은 그 억센 팔을 동으로 동으로만 돌리는데
가리키며 마주보듯 돌아오는 길 위에
오시면 보내야 하는 두 갈래 길 위에
소리 없이 강물은 가슴 안으로 흘러들고
안녕하며 또 올게요. 다음에 다시 만나요
서로 시린 양 손을 흔들며 비둘기를 생각했지만
눈 시린 비경과 황량한 들판과 맑은 하늘 빛나는 옥수
하얗게 휘날리는 설경의 사랑하는 조국 앞에
우리가 가는 길은 평화의 길이요, 통일의 길이다
비둘기 날개처럼 펄펄 날아가는 한민족의 길이다.

김미선
msun0923@hanmail.net <문학저널> 문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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