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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명시감상12

   부고  

                             최 금 녀


오늘 아침 나는

배추밭에서 배추벌레 한 마리가

달리는 백마를 타고

얼핏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실로 눈 깜짝할 찰나였다

배추 잎을 갉고 있던 배추벌레가

새의 부리에 포착된 순간

한 생이

문틈으로 사라졌다

내게 작별을 알렸다.


한 획으로 시작해서 획으로 끝나는 生이 어찌 우화羽化를 꿈꾸는 애벌레의 삶뿐이겠는가! 호시탐탐 인간의 生을 유린하는 수많은‘꾼’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의 우울한 삶과 문명의 이기에서 파생된 불안한 우리의 오늘이 새의 부리에 포착된 배추벌레의 재생되지 않는 삶과 오버랩 되어지면서,  간명하고도 절제된 시인의 순연한 언어가 깊은 사색의 결렬함을 불러일으킨다.    

이채민
시인

48호
2008.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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