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
 

 

 
 

 

    홈 / 문화 / 문학

subject 명시감상7: 등잔

                                 도종환


심지를 조금 내려야겠다
내가 밝힐 수 있는 만큼의 빛이 있는데
심지만 뽑아올려 등잔불 더 밝히려 하다
그으름만 내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잠깐 더 태우며 빛을 낸들 무엇하랴
욕심으로 타는 연기에 눈 제대로 뜰 수 없는데
결국은 심지만 못 쓰게 되고 마는데

들기름 콩기름 더 많이 넣지 않아서
방안 하나 겨우 비추고 있는 게 아니다
내 등잔이 이 정도 담으면
넉넉하기 때문이다
넘치면 나를 태우고
소나무 등잔대 쓰러뜨리고
창호지와 문설주 불사르기 때문이다

욕심부리지 않으면 은은히 밝은
내 마음의 등잔이여
분에 넘치지 않으면 법구경 한권
거뜬히 읽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의 빛이여



마음을 비워야 자유가 찾아온다는 것을 어찌 모를 일인가! 소비를 부추기는 물질만능시대에 탐욕을 제어하기가 어다 쉬운 일인가! 그래서 옛 유학자들은 절욕을 실천하려 애썼던 것.
먹되 허기를 가실 정도로 먹고, 집을 짓되 사람의 온기가 집안에 스며들 정도로 세우고, 명예를 앞세우되 명예를 누가 주었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재물을 갖되 그것을 어떻게 나눌까를 염두에 두었던 것.
문득 달빛 별빛이 그리워지는 밤.

이채민
시인

No.40
2007.10.10


list       

prev 명시감상 8 admin
next 명시감상 6: 비에도 그림자가 있다 admin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kimamore.com

회사소개  |  지역소식  |  시사  |  인물탐방  |  문화  |  공지사항  |  게시판  | 사이트맵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2가 157 사조빌딩 223호
경북신문사 대표전화 :02-365-0743-5 | FAX 02-363-9990 | E-mail : eds@kbnews.net
Copyright ⓒ 2006 경북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등록 서울 다 06253 (2004.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