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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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한국 동시 100주년 기념 정예작가 동시 (3)

매달려 있는 것
신새별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게 뭐지?
나뭇잎.

나뭇잎에 매달려 있는 게 뭐지?
물방울.

엄마한테 매달려 있는 게 뭐지?
나!


시 속으로
내가 엄마한테 매달려 있다고? 나뭇가지와 나뭇잎에 매달려 있는 것이 물방울이라고 한 것에는 금방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내가 엄마한테 매달려 있다고 한 것은 느낌이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 이상한 수수께끼를 하는 것 같다. 내가 엄마한테 매달려 있다고? 아, 그래 맞다. 언젠가 엄마 팔에 매달렸지. 옷 사 달라고 매달린 적 있지. 또 어릴 때 장난감 사 달라고도 말에 매달렸지. 그리고 용돈 좀 더 달라고 조른 적도 있구나. 그런 기억들도 매달려 있구나. 그러고 보니 엄마에게서 옷도, 밥도, 돈도. 학용품도 나오네. 그러니 엄마에게 매달려 있어야겠네. 엄마에게 매달려 있지 않으면 그런 거 어떻게 해결하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니, 매달려 있던 엄마 팔이 그립다. 엄마는 나뭇가지 나는 열매. 매달고 있음과 매달려 있음의 세상이 이처럼 정겹게 느껴질 수 없네.  


연두색 느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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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봄비가
초록 공사를 벌였다

연둣빛 새싹 끌어올리는
봄비의 부산한 공사장

나뭇가지 곳곳
오솔길 옆 마른풀 밑에도

! ! ! ! ! ! ! ......

봄비가 세운
연두색 느낌, 느낌표.


시 속으로
봄비가 종일 내렸다. 초록 나뭇잎 풀잎을 싹 틔우려고. 1연을 이렇게 썼더라면 얼마나 재미없을 것인가. 이런 데에 시의 묘미가 있는 것이다. 시의 맛을 아는 독자는 이미 눈치 채었으리라. 봄비가 바삐 공사를 벌이고 있는 곳은 나뭇가지와 오솔길, 마른 풀밭. 공사 끝에 거기 끌어올려 세워 놓은 것은 새싹. 얼마나 엉뚱한 생각인가. 엉뚱한 것은 새롭기도하다. 세워 놓은 모습이 ! ! ! ! ! . 이렇단다. 금방 돋은 새싹의 모습과 흡사하다! 새싹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시각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 새싹을 결국 ‘봄비가 세운 / 연두색 느낌표’ 로 귀결시킨 시인의 눈(감각)이 예사롭지 않다. 새싹이 느낌표와 같이 생기기도 했지만, 어린 새싹 앞에서 감동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느낌표의 의미 무게는 이런 데 쏠려 있다.  

박두순
동시작가


48호
2008.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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